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
|---|
|
오늘은 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풍요로운 가을에 자리를 내어 줄 것입니다. 계절이 바뀌듯이 우리의 삶에도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떠남과 새로운 시작이 있습니다. 8월에는 서울대교구 사제들의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포트워스 한국 순교자 성당에서 사목하였던 신부님도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신부님은 제게 바른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정표와 같은 분이었습니다. 같은 지역에서 교포 사목을 하며 함께 고백성사를 주었고, 여행도 다녔으며, 사목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신부님은 이웃에게는 깊은 배려를 베풀었지만, 자기의 삶에는 철저하였습니다. 매사에 성격이 급한 저와는 달리 신부님은 ‘산해숭심(山海崇深)’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높은 산처럼 흔들리지 않았고, 깊은 바다처럼 많은 것을 품었습니다. 말보다는 삶으로, 주장보다는 실천으로 포트워스 본당 교우들에게 사목자의 참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달릴 길을 충실하게 달렸으니, 이제는 잠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사랑이 언제나 함께하시어 늘 건강하기를 기도합니다. 본당 사목은 혼자 끝까지 뛰는 마라톤이 아닙니다. 사제들이 주님의 뜻을 이어 전하는 이어달리기와 같습니다. 한 사제가 충실하게 달려온 길을 다음 사제가 이어받고, 또 다른 사제가 그 길을 계속 달리는 것입니다. 새롭게 포트워스 한국 순교자 성당에 부임하는 신부님을 환영합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새로 오시는 신부님에게 교포 사목을 위한 작은 이정표가 되어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흘러간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나는 오늘의 내가 되었고, 오늘 내가 걷는 길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갑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한 나라의 이야기를 채우면 역사가 됩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신앙 공동체의 이야기를 채우면 교회사가 됩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나의 선택과 행동을 채우면 그것이 나의 인생이 됩니다. 서산대사는 이런 가르침을 남겼습니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는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말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을 걸을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내가 남긴 발자국을 보고 뒤에 오는 사람이 따라오기 때문입니다. 내가 바른길을 걸으면 뒤에 오는 사람도 바른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나 내가 잘못된 길을 걸으면 뒤에 오는 사람까지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목자에게 더욱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사목자는 말로만 길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입니다. 사목자의 말과 행동, 선택과 판단, 기도와 희생은 교우들에게 하나의 이정표가 됩니다. 어떤 사람은 흐르는 시간 속에 성공과 명예와 재물과 권력을 채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그 시간 속에 나눔과 희생, 겸손과 친절을 채우려고 합니다. 무엇을 채우느냐에 따라 인생의 모습도 달라집니다. 저도 한국을 떠나온 지 8년이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채우기보다 제가 원하는 것을 채우려 했던 때가 많았습니다. 주님의 뜻보다 제 계획을 앞세웠고, 기다리기보다 서둘렀으며, 섬기기보다 인정받으려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삶의 시간 속에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분명하게 선포하십니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이정표가 되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리키신 길은 성공과 권력의 길이 아니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길이었습니다.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하는 길이었고, 눈먼 이들의 눈을 뜨게 하는 길이었습니다. 병든 이를 고쳐 주고, 죄인을 용서하며, 외로운 이의 벗이 되어주는 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길을 말씀으로만 가르치지 않으셨습니다. 몸소 걸으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셨고,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셨으며,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온전히 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발자국은 오늘도 교회의 길이 되고, 사목자의 길이 되며, 모든 신앙인의 길이 됩니다. 바오로 사도도 오늘 독서에서 참된 사목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능력,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분을 전하려고 하였습니다. 사람들을 자신에게로 이끈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이끌었습니다. 참된 이정표는 자신을 바라보게 하지 않습니다. 이정표는 목적지를 가리킵니다. 사목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을 자신에게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께로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지혜를 자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의 뜻을 이루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제만 사목자는 아닙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사목자이고, 교사는 학생에게 사목자이며, 본당의 봉사자는 공동체의 이정표가 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길을 보여주는 사람입니다. 내가 무심코 남긴 발자국을 누군가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이제 8월을 보내고 순교자의 달인 9월을 맞이합니다. 순교자들은 말로만 신앙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삶과 피로 예수님께로 가는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분들이 남긴 발자국이 오늘 우리에게 신앙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새롭게 신발 끈을 매고 주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충실하게 따라가면 좋겠습니다.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억압받는 이에게 자유를 주며, 슬퍼하는 이에게 위로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이 사람들을 우리 자신에게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로 이끄는 이정표가 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
| 191562 | 매일미사/2026년 8월 30일 주일[(녹) 연중 제22주일] | 2026-08-30 | 김중애 |
| 191561 | ■ 가톨릭라디오 : 연중 제22주일 묵상 | 2026-08-30 | 이재현 |
| 191560 | 연중 제22주간 월요일|5| | 2026-08-30 | 조재형 |
| 191555 | [슬로우 묵상] 필요한 고통_연중 제22주일을 준비하며...|3| | 2026-08-29 | 서하 |
| 191554 | 조명연 마태오신부님(빠다킹신부님) 8월 30일 출처 https://cafe.daum.net ...|2| | 2026-08-29 | 박양석 |




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