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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첫째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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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nelia2] 쪽지 캡슐

2026-11-02 ㅣ No.192818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첫째미사] 마태 5,1-12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오늘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로써,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이들 그중에서도 특히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고 연옥에서 정화와 단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영혼들이 하루 빨리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날입니다. 일 년 중에 한 달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들이지만, 나에게 닥쳐올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두려워지는게 사실입니다. 그건 죽음을 ‘나의 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음이 나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음 너머에 있는 하느님 나라가, 거기서 하느님과 함께 누릴 행복이 나에게 크게 와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당장 죽음과 함께 닥쳐올 고통과 슬픔을 두려워합니다. 어떻게든 죽음을 피하고 싶어합니다. 아무리 노력한다한들 피할 수 없다는 걸 모르지 않으면서도, 나로 하여금 죽음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들을 내 삶의 자리에서 최대한 멀리 밀어내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만 더 커질 뿐입니다. 또한 죽음 이후에 닥쳐올 새롭고 영원한 삶을 제대로 준비할 수도 없지요. 그렇기에 우리는 방법을 바꾸어야 합니다.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칠 게 아니라, 죽음을 앞두고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지닌 부족함과 약함으로 인해 늘 후회할 일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이지만, 후회할 일을 조금이라도 줄여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는 겁니다. 죽음을 위한 그런 노력들이 역으로 우리를 더 제대로 살게 만들고, 한 번 뿐인 삶을 더 행복하고 보람있게 살게 만들지요. 그럴 수 있는 비결들이 우리가 오늘 묵상하는 ‘행복선언’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께서 “행복하여라”라는 선언 이후에 말씀하시는 내용들은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아닙니다. 행복은 조건을 채운다고 해서 누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참된 행복은 하느님과 온전히 일치됨으로써만 누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 평화, 영광을 맘껏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쓸 데 없는 것들에 연연하고 집착하느라 하느님 나라에 못들어가서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해도, 슬퍼도, 모욕을 당하거나 박해를 받게 되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라고 하십니다. 온유한 마음으로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며, 하느님께서 나에게 자비를 베푸신 것처럼 나 또한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하십니다. 탐욕과 집착에 휘둘리지 말고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 자녀다운 삶으로 이 세상에 참 평화를 이루어가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나라가 온전히 완성되는 그날 하느님으로부터 큰 기쁨과 보람, 영광과 행복을 ‘상’으로 받게 될 것입니다. 

 

* 함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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