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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내버려 두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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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안 [baetnom] 쪽지 캡슐

2004-04-06 ㅣ No.64913

수도원에 들어와서 역시 제일 힘든 일은 같이 사는 것이었다.

처음에 내가 들어갈 때는 지원자가 7명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10명을 넘어서 최고 15명 정도의 지원자들이 신학교를 준비하였다.

나처럼 고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들어온 사람

군대를 마치고 온사람

회사를 다니다 온 사람 등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방 두개에 나누어 함께 살았다.

학원에 가는 사람들은 따로 잤다

 

공부는 힘들었지만 이것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함께 살면서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처음으로 나 자신과 생각과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과 살아가면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였고 그들 역시 나를 이해 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서로가 서로를 위한다고 충고와 질책과 상담을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힘든 시간이었다.

 

수도원이 천사들이 사는 곳이라고

수도원은 기도와 절제와 서로를 이해하고

모든것을 받아주는 곳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온

몇몇 형제들은 결국 적응을 하지 못하고

다른 성소는 찾아 떠나기도 하였다.

 

우리는 긴 날들동안 이야기 하면서 마음 아파하고 자존심을 상해가면서

공부는 공부대로 기도생활은 기도생활대로 해나아갔다.

결국 지칠대로 지친 나는 형제들과의 대화를 피하기 시작하였다.

"제발 날 내버려 두란 말이야."

 

우리는 이렇게 1년이라는 기간 동안  각자 서로가 깨어지면서

살아갔다.

결국 우리는 15명이 시험을 보았고

그해 14명이 합격하여 신학교에 들어갔다.

나머지 한명은 수도회를 탈퇴하여 꽃동네 수도회에 입회하셨다.

 

15년을 수도회안에서 살아가는 지금까지 나는 나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도 가끔  날 내버려 두라고 외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깨뜨려가며 형제들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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