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수)
(홍)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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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에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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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4-05-18 ㅣ No.67043

                            사랑하기에 떠난다...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난 주일에 천진암 성지부근의 청소년 야영장에서 가톨릭 아마추어무선사회(마르코니회) 이동운용이 있어 오전에 병원미사를 마치고 저도 그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월간 '참 소중한 당신'의 박래창 국장님이 서울에서 저를 데리러 소사 성가병원에까지 오셨습니다. 마치 저자신이 '참 소중한 당신'이 된 것 같은 우쭐한 마음으로 쭉 뻗은 외부순환도로를 달리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과 들을 바라보노라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가 어느덧 다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유난히 저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푸른 산의 양지바른 곳이면 어김없이 있는 무덤들이었습니다. 어떤 무덤은 밭 한가운데 있는 것도 있고 또 어떤 무덤은 집터에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무덤을 보면서 그 주인공들이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면서 가족들과 나누었던 아름다운 이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요한 16, 5-11)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실은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시며 당신의 수난과 구원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며 그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시키십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합니다만 때론 사랑하기에 떠나는 경우나 떠나보내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마치 소년 마이클이 E.T.를  별나라로 떠나보내듯이 말입니다. 위대한 동화작가 안데르센도 실연을 당했었다고 하지만 아마 그 여인은 안데르센을 버렸다기보다 '참 소중한 당신'인 안데르센의 장래를 위하여 떠났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무튼 안데르센이 평생 몸에 지니고 다녔다는 '이별편지 주머니' 사연을 한번 들어봅시다. 가브리엘통신

 

                        <이별 편지 주머니>

 

   덴마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혼자 지냈는데, 어쩌면 그것은 젊은 날 사랑했던 여인 라보르 그보이트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안데르센은 친구의 동생인 그보이트를 본 순간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에겐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안데르센은 그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팠지만, 그녀가 자신의 시를 좋아했기 때문에 그녀에게 시를 읽어 줄 수 있다는 것과 시 한 수가 담긴 편지를 보낼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안데르센은 자신이 쓴 동화 <미운 오리새끼> 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가난하고, 못생긴 데다 소심했다. 그래서 그보이트를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을 상상하면 참을 수 없었다. 드디어 용기를 낸 안데르센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써서 그녀에게 보냈다.  

 

   초조하게 그녀의 답장을 기다리던 안데르센은 다음날 하인이 가져온 그녀의 편지를 받자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렸다. 그러나 그 편지는 안데르센의 기대와는 달리 채 다섯 줄도 되지 않을 만큼 짧았다. 더구나 다시는 그를 만나지 않겠다는 이별을 고하는 편지였다.

 

  안데르센은 일흔 살로 세상을 떠났는데, 숨을 거둔 그의 목에는 자그마한 가죽 주머니가 걸려 있었다. 그 속에는 지난 날 사랑했던 라보르 그보이트가 준 짧은 이별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안데르센은 죽는 날까지 그 편지를 몸에 지닌 채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자 했던 것이다. 한편 그보이트 또한 안데르센이 자신에게 바친 시를 평생 동안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것들은 덴마크 오덴세의 안데르센 박물관에 나란히 보관되어 있다.

 

                                                                     (좋은생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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