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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신(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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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숙 [shwang] 쪽지 캡슐

2004-05-21 ㅣ No.67178

                 

             

                  이교도인 인디라가 구루(Guru:힌두교의 스승) 마키르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내가 어떤 신을 섬기고 어떤 종교를 믿어야 할지 가르쳐 주십시오."

             

            구루 마키르는 인디라를 데리고 온갖 신들을 모셔 둔 ’만신전’으로 들어갔다. 구루가 앞서 가다가 한 신상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구루는 신상을 가르키며 말했다.

             

            "이분이 바그다 신일세. 이 신은 인간들의 고통을 제거해 주기로 언약하시는 분이시네."

             

            인디라는 고개를 흔들더니 다른 신에게 안내해 달라고 부탁했다. 다른 신상이 나타나자, 구루는 신상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이분은 요파 여신이네. 인간들에게 고통을 면하는 여러 방법을 일러 주시는 분이지."

             

            이교도 인디라는 이번에도 고개를 저으며 다른 신을 소개해달라고 청했다. 이윽고 둘은 실물 크기의 십자고상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인디라가 호기심 가득 찬 눈길로 십자가를 쳐다보며 물었다.

             

            "이 신은 어떤 분이기에 당신을 십자가에 매달 때까지 가만히 있었던 겁니까?"

             

            "그리스도인들이 신으로 섬기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분일세."

             

            그 말을 들은 이교도 인디라는 측은한 마음으로 십자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음을 얻은 그는 구루에게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는지 가르쳐 달라고 간청했다.

             

            구루가 대꾸했다.

             

            "인디라, 자넨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구먼. 아까 본 두 분 신은 고통을 없애 주겠다고 언약했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그렇지가 않아. 그런데도 그리스도인들의 신을 택하다니, 대체 어찌된 노릇인가?"

             

            이교도 인디라는 구루의 말에 대답했다.

             

            "고통을 없애 주겠노라고 하는 신은 어리석은 신입니다. 고통이 지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통을 완전히 없애 준다는 약속은 그야말로 환상일 뿐입니다. 고통을 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신은 인간을 겁쟁이로 만들 따름입니다. 고통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사람이 고통을 피하는 그 순간, 고통은 열 배로 커져 덤벼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의 신은 친히 고통을 당하신 분인지라 인간에게 고통을 이해하게 만들고, 그래서 고통을 이겨내게 해 줄 겁니다. 고통의 신비가 일단 이해되면, 비록 현세라 해도 기쁨과 평화가 넘칠 수 있습니다."

             

            구루 마키르가 말했다.

             

            "자네 말이 진리네, 우리 함께 가세. 나도 그리스도인이 될 생각이네."

             

            < 앤드류 마리아『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우리의 삶이 감상이나 환상이 아니 듯 신앙 역시 감상이나 환상이 아닌 듯 싶습니다. 얼마 전 아름다운 성가 울려퍼지는 미사를 드리고 나서 행복감에 젖어 어느 장애자들과 함께 사시는 수도회에 봉사를 간 직후 느꼈던 많은 어려웠던 순간들이 떠 오릅니다. 신앙은 가끔 냉혹한(?)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주님 사랑, 이웃 사랑을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요. 지금 힘드시고 어려움중에 계신 분들과 함께 이 글을 나누고 싶습니다. 기쁘고 평화 가득한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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