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5일 (일)
(녹) 연중 제30주일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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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용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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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인숙 [patyhere] 쪽지 캡슐

2004-05-24 ㅣ No.67286

안녕하세요?

염인숙 빠트리시아입니다.

 

리지외의 데레사 성인에 대해 쓴 일기형식의 전기인 장미비, 스물넷의 약속이란 책을

읽다가 진정한 용기란 무엇인가 미소를 지으며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가르멜 수도회에 조기 입회를 허락받고자 교황님을 알현하기 위해 로마까지

갔었을 때 일이랍니다.

 

나는 첫 자리에 단연 콜로세움을 말하고자 한다. 그렇게 많은 순교자들이 예수님을

위해서 피를 흘렸던 그 경기장을 보았다.

이 거룩한 곳에 무릎을 꿇고 그 땅에 입을 맞추는 것이 나의 간절한 소망이었다. 그러나

본래의 경기장은 우리가 서 있던 곳보다 8미터 정도 깊은 곳에 있었다. 그리고 넘을 수

없도록 울타리를 쳐 통로를 폐쇄시켜 놓았다. 이 폐허 안으로 뛰어내려간다는 것은 확실히

위험한 짓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경기장에 내려가 보지도 못하고 그냥 로마로 가야 한단

말인가? 아니, 절대 그럴 수는 없었다. 내게는 더이상 가이드의 설명이 들어오지 않았

으며 오로지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경기장 안으로 뛰어내리자, 당장! 그때

한 일꾼이 사다리를 들고 내 곁을 지나갔다.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좋은 수단인가. 다행

히 그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확실히 그 일꾼은 나를 미쳤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때 나는

쓰레기 더미를 발견했는데 그것을 이용하여 철책을 기어올라간 다음에 경기장 안으로

뛰어내릴 수 있었다. 나는 환호성을 지르면서 셀리나를 불렀다. "빨리 이리 와! 여기로

빠져 나가자!" 순식간에 우리는 울타리를 기어올라갔으며 조심스럽게 폐허가 된 콜로세움

의 벽을 타고 기어내려갔는데 우리 발이 닿은 벽은 다 부서져 떨어져 나간 곳이었다.

아빠는 위험을 알고 우리를 불렀지만 우리는 못 들은 척했다.

우리가 열망했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셀리나는 경기장에서 십자가를 찾았다. 그 십자가는

순교자들이 싸웠던 장소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우리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초세기 그리

스도교 신자들이 순교한 땅에 입을 맞췄을 때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나도 역시 예수님을

위해서 순교자가 될 수 있는 은총을 주십사고 기도했다. 우리의 모험은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얼른 경기장에서 작은 돌맹이 몇 개를 주워가지고 조심스럽게 다 허물어져 가는 담벼락을 기어올라왔다. 아빠는 우리가 너무나 좋아했으므로 야단조차 칠

수가 없었으며 용감한 딸들에 대해 약간의 긍지마저 가지게 되었다. 사랑하는 하느님께서

는 확실히 우리 편이셨다. 순례단은 우리의 돌발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은

멀찍이서 이교도의 사랑의 신상이 세워져 있는 콜로세움의 아름다운 돌 아치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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