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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을 주어서 더욱 고마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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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요하 [jiyoha] 쪽지 캡슐

2004-06-08 ㅣ No.67645

 

 *이 글은 천주교계 월간지 <참 소중한 당신> 금년 6월호의 '닮고 싶은 이웃' 난에 실린 글입니다.



닮고 싶은 이웃


감사하는 마음을 주어서 더욱 고마운 사람


지요하 / 소설가



일주일에 최소한 두세 번씩은 박재성(아나꼴레또) 형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나와는 1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사람이지만, 나는 늘 그를 닮고 싶고 본받고 싶다.

그와 함께 성가대 활동을 하고 있는 세월이 벌써 7년을 헤아린다. 우리 태안성당 성가대는 1995년 남성들도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 2년 후 직장 관계로 전입해 온 그가 전입과 동시에 참여를 함으로써 그때부터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 모른다.

그는 처음 받아든 악보가 어려운 곡이라도 아무 문제없이 즉석에서 정확한 음으로 노래를 하는 사람이다. 전에 대천성당에서 성가대 활동을 할 때는 지휘를 했다고 한다. 그는 금요일 저녁 남성단원 연습 때마다 남들보다 곱절 정도 수고를 한다. 파트 연습을 할 때는 테너와 베이스를 번갈아 가며 함께 연습을 해준다. 테너 파트와 베이스 파트 모두 그에게 덕을 보는 셈이다. 베이스 조장인 나는 그의 지원 덕분으로 연습 효과를 쉽게 올린다는 것을 실감할 때마다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언젠가 한번은 이런 농담을 했다.
"나는 성가연습도 기도라고 생각하는데, 자네는 누구보다도 기도를 제일 많이 하는 셈이야. 성가는 두 배의 기도라고 하니, 테너 연습과 베이스 연습을 다 합하면 자네는 아마 네 배의 기도를 하는 셈일 거야."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아마 기도 욕심이 많은가 봐요."
그러며 웃는 그의 얼굴에는 천진함이 가득 어려 있었다.

주일 교중미사를 지내면서도 나는 그에게 감사한다. 그는 대개 테너를 하지만 베이스 단원이 적게 나와서 균형이 안 맞으면 베이스를 부른다. 그러니까 그는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에 위치해서 상황에 따라 테너도 하고 베이스도 부르고 하는 것이다.

나는 그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베이스로 와줄 때는 더욱 감사한다. 무엇보다도 그가 주일 교중미사에 거의 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더욱 감사한다.

그는 주일마다 교중미사 전후에 차량봉사를 한다. 성당의 15인승 승합차로 40리 거리인 이원공소에 가서 노인 신자들을 태워오고 또 태워다 드린다. 그 봉사를 벌써 몇 년째 하고 있다. 어쩌다 회사 일로 출장을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한 번도 그 봉사를 쉬지 않는다.

한번은 본당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 많은 신자들이 성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봉사하는 자매들도 나도 차량봉사를 나간 박재성 아나꼴레또 형제가 곧 돌아오리라는 것을 깜빡 잊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그는 돌아왔는데, 한 사람 먹을 음식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미안한 마음이 한량없는데 그는 조금도 섭섭한 기색이 아니었다. "지금이 배고픈 시절입니까."하고 웃으며 그는 집으로 돌아갔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감사를 하면 그만큼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이 될 터이다. 나는 나로 하여금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그가 그래서 더 고맙다. 그를 많이 닮고 본받고 싶은 마음속에서 부분적으로 가능성 같은 것도 느끼지만, 절대로 본받을 수 없는 것들도 있음을 알고 있다. 성가대에서 테너 파트와 베이스 파트를 자유롭게 오가는 것은 내가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리고 또 하나, 그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은 다 감사히 받는다는 생각으로 다섯 자녀를 두었는데, 그것은 내가 나이도 나이려니와 절대로 꿈도 못 꿀 일이다. *


(2004년 <참 소중한 당신>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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