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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수도이전 반대론에 대해 ‘대통령 불신임 운동 내지 퇴진운동’이라며 ‘기득권’이라는 용어까지 언급해 일파만파를 일으키더니, 마치 반격의 시나리오라도 있는 것처럼 이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실력자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나서서 노 대통령의 발언 파문에 한껏 불을 지르는 인상이다. 아예 ‘정권 흔들기’(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탄핵세력 연계’ ‘기득권 저항’(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과 같은 섬뜩한 용어들까지 튀어나오고 있다. 거듭 밝히건대, 기본적으로 여권의 그런 인식은 온당치 않다.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인사들이 국가적 담론을 이끌어가는데 있어 그같이 협소한 시각에 갇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독설을 동원하는 것은 곤란하다.
청와대 김 실장은 “고졸출신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한 분이 한때 수도이전을 해야한다고 하다가 지금은 안 된다고 앞장서고 있다”며 “대선 결과에 대한 불인정 같은 것이 들어있다”고 했다. “탄핵을 주도했던 분들이 연계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도 했다. 수도이전 반대론의 본질을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부나 권력투쟁의 일환으로 보고있음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정권을 쥐고 흔드는 위치에 있게된 것도 벌써 1년4개월이 넘었으면서도 여전히 가두투쟁의 전술·전략적 사고의 범주에 갇혀있음을 노정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무엇을 연구하고 경험했기에 이런 얘기를 하는지 묻고 싶다.
굳이 수도이전 논쟁의 본질과 반대론에 담긴 충정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갑갑하기 때문에 여론조사결과를 인용할 수밖에 없다. 한겨레가 지난 1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이전에 대해 찬성 37.9%, 반대 55.3%로 나타났고, 특히 반대 이유로 ‘충분한 검토나 국민합의를 거쳐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 81.7%에 이르렀다. 수도이전이라는 국가적 대사에 대한 여론이 이렇기 때문에 지금 국가적 담론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여권이 친노 대 반노로 몰아가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방향이다. 여권이 대단히 흥분하고 있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일단 한 템포 호흡을 조절해야만 사안의 본질이 눈과 가슴에 들어온다는 점을 간곡히 주문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