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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글을 읽고 쓰기가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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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규 [daltair] 쪽지 캡슐

2004-07-19 ㅣ No.69017

 

아주, 아주 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송동헌 형제님 말씀마따나 3류가 되기 싫어(?) 눈팅만 하고 있었으며

몇 번 글을 쓰다가 지워버린 적도 있었지요.

이 게시판이 정말로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Good News"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하고픈 말은 참으로 많지만

나 역시 오십보 백보의 죄인인지라

내가 누구를 탓하겠으며 누구를 손가락질 하겠습니까?

그저 이 곳이 종교적 훈훈함으로 가득하기를 바라기보다는

정치 이야기로 이 공간이 가득차는 것을 보게되었으며

사랑과 용서와 자비보다는 

비난과 힐난과 욕설과 저주가 난무하는 이 공간을 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니가 먼저 용서를 청하지 않으면 나는 절대로 너를 용서하지 않겠다!"

"니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나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

"원수에게는 피의 불벼락을 내리리라!"

"동지의 잘못은 아무리 커도 눈감아주고, 적의 잘못은 아무리 작아도 침소봉대하리라!"

 

이런 자세가 과연 그리스도인의 자세인지 심히 비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건 그렇고 몇 일간 박모 형제님이 열심히 도배를 하시더구먼요.

성모님을 사랑하자는데 무슨 할말이 있겠습니까

열심히 믿고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의지하자는데 무슨 할말이 있겠습니까

신심깊은 천주교신자치고 성모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누구있겠습니까

모령성체하지 말고

제대로 믿자는데 뭔 말이 있겠습니까

구구절절 옳은 말이 아니겠습니까

정말로 모처럼

정치이야기 아니고

이념적 이야기 아니고

치고받는 이야기가 아닌

신앙의 근본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를 해 주신 형제님께 감사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공동구속자"이야기가 은근슬쩍 나오더군요

찜찜하더이다

그러다 나주 이야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기가찹니다

Salve Regina를 매일 부르는 내가

이 게시판에서 "성모님"이야기가 나오면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왜 "성모님" 이야기가 나오면

'혹시 저 사람, 또 나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을 해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성모님"이나 "성모신심"이야기를 하면 왜 한 걸음 더 멈추어 숨을 고르고 지켜봐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군요.

 

이제는 정말 게시판 들여다보기조차 겁이 납니다.

사랑이 안보이는 '기쁜 소식'이 '기쁜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모르겠습니다.

신앙의 이야기가 잘 안보이는 '기쁜 소식'이 '기쁜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모르겠습니다.

"내 탓이오"는 없고 "네 탓이오"만 보이는 이 곳이 더 이상 "나쁜 소식"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몇 분 기억에 남는 분들께 충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송동헌님 이제 그만하세요.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겠습니까? 어느쪽의 말이 진실인지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송동헌님의 말씀이 백번 옳다고 하여도 형제에게 '송사'를 하고자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쯤에서 손을 놓으시는 것이 아름다울 듯 싶습니다.

 

박미경님도 그만하시면 좋겠습니다. 흑백은 현재 가려지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 가려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형제가 옳지 않다고 하여 모욕을 하심은 옳지 않습니다.

특히나 박모 형제님(이름이 기억나질 않네요)을 치켜세우신 것은 진중하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나주에 관계된 사람이라고 하여 옳지 않다고 판단함도 옳은 태도는 아니지만 교도권에 순명치 않은 사람들을 치켜세우신 것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윤석님, 별로 님과는 좋은 기억이 없어서 거론치 않으려고 했으며 고깝게 들으실까 저어되어 망설여졌지만 한말씀만 올리겠습니다. "하느님"을 거론치 마시기 바랍니다. 님의 글을 보면 "하느님"을 빙자하여 상대방을 심판하려는 것이 많습니다. 그것은 님의 판단일 뿐 결코 하느님의 판단일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라는 계명을 어기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또한 님이 가지신 정의감이 옳다는 신념이시라면 올바르게 의견을 피력해주십시오. 감정이 섞여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어법은 옳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방법이 아닙니다. 님에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겼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름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단언컨데 소위 "가톨릭 다이제스트"에 대해 열띤 의견을 주고받으신 분들, 사랑이 담긴 글을 보고 싶습니다. 정말로 그리스도의 사랑이 흘러 넘치는 글을 보고 싶습니다. 윤학씨를 비난하는 분들이나 옹호내지 중도적 옹호를 하시는 분들의 글에서 사랑이 보이질 않습니다. 자신은 '정의'를 내세우며 최소한의 사랑을 주장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그 사랑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게시판에 들어오면 슬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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