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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님.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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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욱 [pm707] 쪽지 캡슐

2004-09-14 ㅣ No.71095

추기경님.

 

과거 그 오랜 세월속에 추기경님은 저에게 있어 희망이요 등불이었습니다.

 

추기경님이 계셨기에 천주교인으로서 늘 저는 자랑스러워 했고

암울한 시기에 불의를 이겨내는 정의의 표상으로서 언제나 용기를 주셨었습니다.

 

세월은 속세의 모든 것을 제 자리에 놓아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속세의 모든 것은 언젠가 변하나 봅니다. 

 

사물도...그리고 사람도...

 

그 어느 때 부턴가 추기경님이 그리도 낯 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아는 추기경님이 아닌 전혀 처음 뵙는 추기경님 처럼 말입니다.

 

이제 그 낯설움도 걷어내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제 뇌리에 추기경님을 지울 때가 되었나 봅니다.

지난날의 그 모든 기억도 지울 때가 되었습니다.

 

소중한 기억의 저편에 늘 추기경님은 계셨습니다만 이제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서로간에 벗어 낼 때가 되었나 봅니다. 

 

이제 편히 쉬십시오.

저도 이제 추기경님께 지워드린 짐을 치우겠습니다.

그리고 추기경님을 잊겠습니다.

 

추기경님.

늘 건강하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 김수환 추기경님을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가슴 아린 밤에 박안드레아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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