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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 어제의 國保法, 오늘의 國保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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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칼럼] 어제의 國保法, 오늘의 國保法
金日成을 추종하진 않았다
'한국'부정하는 利敵을 풀어주나 류근일 언론인
입력 : 2004.10.04 18:56 45' / 수정 : 2004.10.04 18:58 23'
“나는 사회민주주의에 서있다. 사회민주주의는 의회주의에 투철하다. 그러니까 사회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헌법질서 안에 있는 것이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민주주의야말로 볼셰비키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방파제이자 항체다. 그런데 왜 나를…?” 하는 변론(辯論)이었다. 교도소 안에서도 당국은 이런 필자에게 전향서를 쓰라고 요구했다. 아니, 전향서라니? 그렇다면 의회민주주의를 버리고 1당 독재주의로라도 가라는 것인가?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전향서 대신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죄송…” 하는 식으로 끝을 냈다. 결국 국가보안법 위반자 중에는 두 경우가 있었던 셈이다. 행동이나 표현이 어찌 됐든지 간에, 그리고 바로 그 때문에 실형을 받게끔 됐더라도, 스스로 “그래도 나의 사상성(思想性) 자체는 국가보안법이 노리는 사람, 곧 볼셰비키나 ‘위수김동’ 쪽은 아니다”라는 양심고백을 할 수 있는 사례가 그 하나다. 북한 같은 세상을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지식인들이 남한에서 국가보안법으로 실형을 받게 됐던 사연―그것이 바로 우리 현대사가 지불했던 일종의 ‘체제비용’이었다고 말하면 그것은 자위(自慰)일까 자조(自嘲)일까. 그런데 여기 또 다른 경우가 있다. 험한 판을 한창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그 가운데는 그 어떤 축축하고 음울한 증후군 또한 분명히 있었다. 이념의 지형(地形)에 있는 듯 없는 듯 출몰하는 음습한 증후군―비록 겉으로야 무엇이라고 말하든, 양심고백을 한다면 “나는 그렇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사례 또한 있었다. 소용돌이 내부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다. 그래도 1960년대에서 70년대까지는 “나는 그렇지 않다”는 계열이 운동의 주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가 80년대 들어 ‘광주’가 터졌다. ‘절망’을 확인한 세대의 온몸의 피가 거꾸로 치솟았고, 그 척박함을 틈타 “나는 그렇다”, 그래서 ‘갈 데까지 간’ 계열이 운동의 주조종실을 가로챘다. 마침내 그 음습한 증후군 쪽이 회심의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상황이 아무리 극악해도 친북만은 할 수 없다”는 계열은 ‘소(小)부르주아 운동’이라는 빈정거림을 받으며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다가 민주화가 왔다. 이후로는 국가보안법이 더 이상 “나는 그렇지 않다”는 계열까지 ‘고무, 찬양, 동조’로 엮어서 감옥으로 보내는 일은 없어졌다. 일부 단체가 ‘이적(利敵)’으로 규정되어 있는데도, 다수여론은 더 이상 그것을 ‘용공조작’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작금의 국가보안법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극히 단순해지고 명쾌해진다. “나는 그렇다” 방향으로 ‘갈 데까지 가는’ 행위, 그래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까지 완전히 ‘이적(利敵)’의 묶음표에서 풀어줄 것인가―이것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나는 그렇지 않다”는 위상의 진보개혁은 이제 더 이상 국가보안법에 걸릴 턱이 없는 세상이 된 까닭이다. 풀어주자는 쪽은 우리가 먼저 보안법을 철폐해야 북에 대해 무엇을 떳떳하게 요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비전향 장기수를 보내놓고 국군포로를 단 한 명이라도 넘겨 받았는가? 그리고 그들을 보내면 납북어부도 돌려보내라고 빈말이라도 한 번 딱 부러지게 해보았는가? 북한의 ‘남조선 혁명’ 역량과 남한의 ‘갈 데까지 간’ 증후군은 계속 축적되고 있다. 위기를 느낀 국민다수와 자유·보수 진영, 기독교 세력은 보안법 철폐 반대에 명운(命運)을 걸고 시청앞 광장을 메웠다. 집권측은 이제 분명한 선택의 요구에 직면해 있다. “그들은 우리의 지지층…”이기에, ‘갈 데까지 가는’ 증후군에 ‘동행(同行)’할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걱정해 철폐 반대에 명운을 건 진영을 아우를 것인지의 결정적인 선택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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