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9일 (금)
(녹)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자유게시판

현 정권을 좌파라고 부르는 이유

스크랩 인쇄

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0-19 ㅣ No.73064

현 정권을 좌파라고 부르는 이유  
김영용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2004-10-19 09:56:18  




“사상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자주 들어 왔지만, 요즈음처럼 이 말이 실감나게 들린 적은 없었다.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이 세상을 바꾸는 만큼, 사상 논쟁을 케케묵은 색깔 논쟁이라고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잘못된 사상과 지식은 우리의 삶을 서서히 그리고 완벽하게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오늘의 우리나라 문제는 세상이 바뀌기는 바뀌고 있는데, 먹고사는 문제가 더 어렵게 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 정책들을 살펴보면 아무래도 1인당 소득 2만 달러는커녕 1만 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유 재산권의 인정 유무이다. 재산권은 외부효과를 줄이고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생긴 제도이며, 또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해 간다. 따라서 사유 재산권이 없는 사회주의 체제에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채권이나 주식 시장 등의 자산 시장이 생길 수 없어 자본의 기회비용을 알 수 없으므로 결국 멸망의 길을 걸었다고 미세스(Ludwig von Mises)는 설파한 바 있다. 사유 재산권은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몇 가지 개혁 정책을 살펴보면 사유 재산권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 그리고 언론 개혁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대규모 기업집단 내 계열기업들간의 출자총액제한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금융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기업의 주식 의결권 범위를 현행 30%에서 2008년까지 15%로 축소하며, 지난 2월에 이미 만료된 금융거래정보요구권(계좌추적권)을 부활하는 것이다. 재산권이 자신의 재산을 자신의 의사대로 처분하고 운용할 권리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 세 가지 조항들은 모두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들로서 모두 경제력 집중을 막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인위적인 진입장벽이 없는 상태에서의 경제력 집중은 효율의 결과이므로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본 개념이 잘못 적용된 것이다.

출자총액제한은 기업이 선호하는 투자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사유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며,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은 주식이라는 재산을 근거로 한 주주의 경영 참여 기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사유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부당(?) 내부거래를 적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계좌추적권 역시 원하는 거래를 통제한다는 점에서 사유 재산권 침해이다. 물론 이 조항 모두 과거에도 있었던 것들이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규정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핵심 조항의 하나는 학교 구성원의 권한 강화를 위해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을 추천하는, 이른바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재단의 독단적인 학교 운영을 견제하여 사학비리를 막겠다는 것이 그 취지이며, 일반 기업에 사외이사제를 도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비리에 뒤엉킨 사립학교 재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재단들이 건학 이념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리 사립학교들의 평판이 좋을 수는 없다. 이런 사립학교들은 교육 시장에서 사라지도록 퇴출 장벽을 없애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일부 비리 사립학교를 견제하기 위해 재단의 재산권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

언론개혁 프로그램 역시 잘못된 독과점 개념 위에서 신문사의 재산권을 제한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느 누구나 타인의 재산을 약탈하는 방법이 아닌 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으므로, 그러한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곧 사유 재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특정 신문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강제한 것도 아니고 독자들이 스스로 그런 신문을 많이 구독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높은 시장 점유율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 헌법 제126조에는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긴절(緊切)하게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영 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로 이전하거나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위에서 논의한 것들은 모두 국방이나 국민경제상 절실하게 필요한 사항들이 물론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은 개인의 사유 재산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 정권을 좌파 또는 좌파 편향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95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등록일 작성자
73067 국가경쟁력 못 높이는 개혁은 무의미 2004-10-19 양대동
73066 "보안법 폐지" 여당 형법개정안 적용해보니 - 중앙일보 기사 2004-10-19 전박교
73064 현 정권을 좌파라고 부르는 이유 2004-10-19 양대동
73063 성음악의 향연 : 끝입니다 2004-10-19 김근식
73062 요지경이네요...|13| 2004-10-19 이윤석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