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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무관심과 안일함을 반성함-김완주 전주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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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지방의 무관심과 안일함을 반성함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대해 지방의 대분발을 촉구하며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다. 헌법은 수호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헌법의 정신에 대해서도 할 말은 많다. 이제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더욱 극심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는 헌법이 가장 경계하는 국민의 평등권을 위협하는 결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 고교등급제 정도는 앞으로 다가올 ‘차이’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이제 내 아들과 후배들에게 "언젠가 기회가 올테니 용기를 갖고 지방에서 일하자"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해서, 한국은 또 한번 기회를 잃어 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정부가 이처럼 인기 없는 정책을 또 들고 나서겠는가. 지방이 줄줄이 도산하고, 다 쓰러져 벌판에 널부러지면 그때 한나라당은 어떻게 역사 앞에 얼굴을 들려고 하는가. 근대 1백년 동안 수없는 기회를 날려 보내면서 늘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렸던 수구 기득권 세력들에게 역사는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기대 무너져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으로 균형 발전과 지방 분권에 대한 지방의 기대는 산산히 무너졌다. 결국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소수의 기득권 세력들이 퍼뜨리고 중앙의 메이저 언론들이 확산시킨 신행정수도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이 먹혀든 셈이다. 지방은 이제 기회를 잃었다. 스스로 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어 버린 지방이 앞으로 할 일은 중앙 정부와 수도권에 얹혀서 떼쓰는 일밖에 없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그랬고 손학규 경기지사도 말했다. 이명박 시장은 "서울이 강해야 지방도 잘 산다"고 했고, 손학규 지사는 "도시 생활자가 가진 부를 농촌에 투자할 때 농촌이 잘 사는 것"이라고 했다. 두 분 모두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절대 잊지 마시길 부탁 드린다. 특히 이명박 시장은 서울시의 행정수도 이전 반대가 특정 기득권층을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고 하시니 그렇게 믿겠다. (행정수도 이전의) "피해 당사자는 서울"이지만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승리"라고 하시니 그것도 믿겠다. 동경과 상해보다 서울의 인구 밀도가 낮아서 서운한 것 같으시니 앞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사람들을 서울로 보내 서울의 인구 밀도를 높이도록 노력하겠다. 그러고도 균형 발전을 말씀하시는 그 탁월한 안목에는 존경과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와중에도 지방 분권과 재정 자립을 빼놓지 않는 치밀함에도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서울의 재정 자립도는 95.5%이고 경기는 78.8%, 인천은 75.9%이다. 이 세군데를 빼고 나머지 모든 지자체의 자립도는 20% 안팍을 넘나든다. 분권은 "우리 땅에서 우리 세금 걷어서 우리끼리 잘 쓰자"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시장의 말대로 분권이 이루어지는 순간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 3년 내에 모두 도산하게 되어 있다. 누가 망해가는 도시에 살겠는가. 이제, 인구는 서울로 모일 것이다. 조만간 서울 인구는 전체 인구의 50%를 넘을 것이다. 그러니 2030년에 서울 인구가 자연 감소로 인해 900만이 될 것이라는 이명박 시장의 근심은 접어도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지방이 다 쓰러지고 나면 서울은 안녕할 것인가. 이제 수도권과 지방은 서로 화해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설 것이다. 신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이전은 그 자체로 완성된 균형발전전략이 아니었다. 내가 이해하기로 그것은 일종의 깃대종 운동이었다. 서울의 과밀과 지방의 과소를 모두 극복하면서 균형 발전의 토대를 세우고, 그렇게 정부가 앞장서서 개척한 땅에 기업이 들어오면서 도시가 완성되는 전략 과정이 거기에 있었다. 그렇게 해서 홀쭉해진 서울은 불필요한 수도권 규제를 풀어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는 혁신 산업의 거점이 여러 개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첫걸음부터 발을 삔 셈이 되었다. 불을 때지 않았으니 밥도 익지 않는다. 누구도 이제 수도권의 규제 개혁을 찬성할 수 없을 것이다. 수도권 이기주의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지방을 초토화 시켜 놓고 이제 수도권 규제마저 풀어 달라고 할만큼 뻔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신행정수도의 발목을 잡았는데 공공기관 이전과 혁신도시인들 안녕할 것인가. 한나라당의 기세에 헌재의 뒷받침과 노조의 힘까지 업은 공공기관이 순순히 지방으로 내려올 리도 만무하다. 그래서 더더욱 지방은 오늘의 사건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두고 두고 우리는 오늘의 이 사건을 기억해 둘 것이다. 나라를 동서로 갈라놓았던 사람들이 결국 수도권과 지방을 또 갈라 놓은 셈이다. 헌재의 판결이 문제가 아니다. 신행정수도 이전을 끝없이 헐뜯고 흠집내기에 열중한 한나라당의 빅3와 그들이 유포한 이데올로기의 성공이 더 무섭고 안타까운 것이다. 어쨌든 한나라당은 이제 또 한번 작은 싸움에 이긴 셈이다. 늘 그랬듯이. 그러나 한나라당도 작은 승리감에 도취하지 말고, 이 시대와 역사가 부여한 과제에 정면으로 맞서 보시기 바란다. 지방은 이지경 되도록 무얼 했는가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가슴 아픈 것은 오늘날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끝내 침묵하며 남의 집 불구경했던 지방의 무관심과 안일함이다. 서울에는 있으나 지방에는 없는 것 한가지만 꼽으라면 나는 ‘투쟁심’을 꼽을 것이다. 어쩌면 지방의 리더들도 신행정수도 이전이 별로 달갑지 않았는지 모른다. 어쨌든 우리의 지위가 흔들릴 것이므로. ‘이대로가 좋사오니’, 그저 가끔 생색이나 내주시면 그걸로 만족하겠다는 것인가. 지방언론도 지방대학도 침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 사태 최대의 희생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 정부가 아니라 지방이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야 망신살이 뻗쳤노라고 치부하면 그만일 수 있으나, 지방은 아니다. 뼈에 사무치는 것은 지방이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역사를 믿는다. 신행정수도가 몇 년쯤 미루어지고 또 결국 끝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 균형발전과 지방화는 누가 반대한다고 무너질 흐름이 아니다. 누가 뭐래도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고 있다. 그래서 더 아픈 것이다. 헌법이 끝내 보듬어야 할 것은 관습이 아니라 한 시대가 안고 있는 과제와 나라외 민족의 미래를 향한 지향이었다. 과거형이 아니라 미래형이어야 했다는 말이다. 이제 지방은 결정해야 한다. 그냥 이대로 앉아서 서울로 밀려 올라가는 인구 대이동을 그저 보고만 있을 것인지, 아니면 이제부터라도 대오각성 문제의 본질에 정면으로 맞서든지. 어쩔 것인가. 중앙 정부를 향해 지방끼리 서로 싸우며 예산과 사업 쟁탈전을 벌이던 중앙의존의 뿌리 깊은 관습을 벗어 던지고 진정한 자치와 연대의 숭고한 깃발을 올려 지방이 먼저 요구하면 어떨까. 어쩌면 청와대가 오느냐 오지 않느냐보다 이것이 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이야말로 지방은 균형 발전을 위한 대투쟁에 나서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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