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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9 숫자놀이 하는 정권(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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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rbk2236] 쪽지 캡슐

2004-11-09 ㅣ No.74358


[시론] 3·6·9 숫자놀이 하는 정권
한상연·경희대 사회과학부 교수·행정학
입력 : 2004.11.08 18:39 25'

‘3·6·9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빙 둘러앉아 차례로 돌아
 
가며 1부터 숫자를 외치다, 3·6·9·13 등 3·6·9가 들어가
 
는 숫자를 외칠 때가 되면 숫자를 외치는 대신 박수를
 
치는 것이 규칙이다. 제자들과 MT 가서 이 게임을 하면
 
곧 머리가 혼미해져 벌칙을 받기 일쑤이다. 10개의 수
 
중에서 왜 하필 3·6·9일까 생각해 보면 대답이 금방 나온
 
다. 3·6·9는 외칠 때 어감이 좋고 또 10 안에 유일하게 3
 
개의 배수가 들어가는 수이다.

 

현 정권이 많은 숫자 중 하필 3·6·9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당에서 제안한

 

사립학교법의 개방형 이사 비율이 3분의 1이며, 신문법 개정안에서 제시하는 3대 일

 

간지의 시장점유율 상한선이 60%이고, 지난해 10·29 부동산 특별조치로 불이익을

 

받게 된 호화주택의 분류기준이 국세청 기준시가 6억원 이상이며, 최근 정부에서 제

 

안한 종합부동산세의 과세 대상이 개인 토지는 6억원, 주택은 9억원인데, 이는 부동

 

산 부자 상위 6만여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현 정권이 3·6·9라는 숫자에 집착하게 된 이유가 정말로 궁금하다. 여기서 ‘정권’이

 

라 칭하는 이유는 여당과 정부의 소위 ‘당정(黨政) 협의’라는 것을 거쳐 이 숫자가 만

 

들어졌기 때문이다.

 

3·6·9의 위력은 파괴적이다. 조금 과장하면 이 숫자가 생사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기준시가 6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10년을 살아도 1가구 1주택 보유자가 받

 

는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다. 이 세금은 1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다.

 

반면 5억9000만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1가구 1주택으로, 3년을 살면 이 세금

 

을 모두 면제받는다. 그 차이가 주는 의미는 엄청나다. 직장을 타지역으로 옮겨도 1

 

억원 이상의 양도소득세를 물고 이사를 갈 수는 없다.

 

왜 3대 일간지만 시장규제를 걱정해야 하고 네 번째 신문부터는 아무 걱정을 안 해

 

도 될까? 왜 6만명만 종합부동산세를 내고 나머지는 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까?

 

3·6·9 숫자에 집착하는 정권은 점령군이요, 좋게 말해 혁명군이다. 점령군은 현지 실

 

정을 모르고 정치를 하며, 혁명군은 혁명의 정당성을 찾기 위해 급작스러운 변화에

 

집착한다. 교육 경쟁력보다는 사학에 민주체계를 수립했다는 상징성, 경제적 발전

 

보다는 소수의 부유층에게서 빼앗아서 이를 다수에게 재분배했다는 상징적 의미에

 

너무 집착한 결과가 바로 3·6·9이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하고 민주적인 사학을 육성하며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

 

는 현 정권의 목표에 공감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그러나 전쟁에서 고지를 탈환하기

 

위해 일부 군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듯 현 정권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특정계층·특

 

정집단만의 희생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특정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의 억울한 심

 

정이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정책의 효과와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개별 사학의 능력과 신뢰도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을 도입하고, 3·6·9 숫자로 생사의

 

기로를 가를 것이 아니라 그 경계 주변에 있는 사람과 집단을 포괄하는, 점진적인 정

 

책 수립이 필요하다. 현 정권은 마치 칼을 빼어 들고 무나 배추의 어디를 쳐버릴까

 

고민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진정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권이 되길 원한다면 혁명의

 

칼에 환호하는 다수가 곧 피해자로 역전되는 현상을 우려해야 한다. 하루빨리 이 정

 

권이 재미없고 위험한 3·6·9 숫자놀이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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