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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불경기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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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rbk2236]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74580

(펌글)

 

[세상만사 ] 특별한 불경기란 없다 

기사입력 : 2004.11.08, 17:52       
 
  이번 시험은 정말 어려웠어요. 우리 반에서 80점 넘는 애는 겨우 두엇인 걸요.  중,고등학교 시절 시험점수를

 

잘 못 받으면 으레 하는 변명이다.

제 못한 것은 제쳐두고 그저 시험문제만 어려웠다고 우기는 것은 애들만이 아닌 모양이다. 지난 5일 MBC 라디

 

오 방송에 출연한 노무현 대통령은 경기가 나빠 살림이 힘들다는 서민들의 고충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통상적인 불경기와 특별한 이유로 골짜기가 깊어진 특별한 불경기가 있는데 지금 우리는  특별한 불경기를 맞

 

고 있다  경제가 안 돌아가는 것이 문제지 전체적으로 우리 경제의 건강은 좋고 튼튼하다.

 

대통령이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어렵게 사는 그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역설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

 

다. 한데 대체 특별한 불경기란 무엇인가. 노 대통령은 카드채로 인한 가계부채 증대와 그로 인한 소비 부진을

 

들어  특별한  불경기라고 설명했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마치 점수가 나쁜 것은 시험이 특별히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우리

 

경제는 튼튼한데도 경제가 안 돌아 문제라고 했지만,불경기란 바로 경제가 잘 안 도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

 

던가. 특별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회복이 조금 더디더라도 참으란 이야기인지,정부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특별한 불경기의 위세를 쉽게 잠재우기 어렵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아니면 그간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을 애써 무시해온 정부가  한국판 뉴딜  운운하면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게

 

되자 머쓱해서 그렇게 말한 것일까. 하지만 단언컨대 특별한 불경기란 없다. 현상은 복잡하고 특별한 듯 보여도

 

본질은 단순하다. 경제가 왜 잘 돌지 않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원인규명이 우선돼야 한다. 참여정부가 현재의 불

 

경기를 특별하다고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문제의 본질은 놓치고 엉뚱한 해법에만 골몰하기 쉽다.

 

지금의 위기는 현상으로서의 원인이야 신용불량자 문제,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인한 내수 위축이라고 해도 본질

 

은 시장의 불안과 불확실성,미래에 대한 불명확성에 있다. 시장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개혁이란 이름으로 필요

 

이상의 대결국면을 주도하면서 시장엔 불안감이 충만하다.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뒤로 미루고 투자를 유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는 것을.

 

경기침체기에 정부는 재정금융정책으로 회복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게 보통이지만 정책 수행의 암묵적 전제는

 

시장의 불안감 제거다. 그 어떤 불황도 이 점에서 만큼은 공통적이다. 특별한 불경기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

 

기다. 이는 최근 정부가 자주 거론하는 뉴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뉴딜은 1929년 대공황을 극복한 미국의 정책으로 알려졌지만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대공황을 기점으로

 

자본주의 경제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는 미국 내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이 쉽게 걷히지 않았기 때문

 

이다. 뉴딜 정책이 진행 중이던 1937년에도 미국은 다시 소폭의 경기하락기를 맞았고 완전고용은 이뤄지지 않

 

았다. 심지어 1941년 미국의 실업자는 600만명에 달했다.

 

한 번 번지기 시작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은 이렇듯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이윽고 2차대전이 본격화되면

 

서 미국경제는 회복세를 맞게 되지만,그 배경은 전쟁 특수(特需)에 따른 경제의 호순환 가능성이 확인되고 시

 

장의 불안감이 가신 덕분이었다.

 

 한국판 뉴딜이란 수사(修辭)에 불과하기 때문에 용어 그 자체에 대해서는 정부여당도 재고하기로 했다고 한

 

다. 하나 재정확대,건설투자 등의 노력 이전에 시장의 불안감 제거가 우선되지 않으면 성공은 장담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권의 개혁 방법론이 변해야 한다. 정책의 효율성 여부는 차라리 그 다음 문제다.

 

사안마다 갈등 전선을 일부러 부추기는 듯한 대립 지향적인 참여정부의 개혁방법론은 진보와 개혁의 가치 자체

 

를 훼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켜 애써 얻은 개혁 당위론마저 잃을 위험성이 크다. 안타

 

까운 대목이다.

 

경기침체는 경제 체력과 무관하게 찾아오게 마련이고 정부는 이에 대한 시장보호자로서 시장의 불안감을 제거

 

하는 역할을 다하면 된다. 그럼에도 이 점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 채 마치 십대 애들의 변명처럼 특별한 불경기

 

운운한다면 시장에 는 믿음은커녕 불안감만 커질 따름이다.

 

조용래 논설위원 choy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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