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 간첩이란 북한이 대한민국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남으로 내려보낸 공작원이고, 비전향장기수란
아무리 설득해도 대한민국의 일원이 되기를 거부한 골수 공산주의자다. 이런 사람이 전향을 거부하다
고문을 받고 죽었다고 민주화운동가가 된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대한민국은
반(反)민주이고 북한은 민주공화국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이 사안에 대해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부인하고 국가 안전을 위협한 사람들이
반민주 악법의 폐지를 주장했다고 해서 그들을 민주화운동 관련자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민주화보상법은 ‘민주화운동이란 자유민주적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여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에 기여한 활동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유민주
주의 체제 전복 임무를 띠고 남파됐다 검거된 간첩의 전향 거부 투쟁이 민주헌정질서의 확립에 기여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은 이제부터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할지 암담하기만 하다. 의문사위는 그동안에
도 간첩 혐의로 복역한 사람을 조사관으로 채용, 군(軍)장성들을 조사하도록 해 의혹을 받아왔다.
의문사위가 이렇게까지 간첩에게 민주인사라는 칭호를 부여해서 만들려고 하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
인가. 대한민국을 통째로 뒤집자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데는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노무현 대통령은 의문사위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드릴 생각이 없다”면서 “그것
이 민주화운동이든 아니든 공권력의 인권 침해 행위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간첩을 민주화
운동가로 결정한 데 대한 분노가 커지자, ‘부당한 공권력’ 쪽으로 이야기를 옮겨버린 것이다. 여권의 과
거사 규명은 바로 이 같은 노 대통령의 논리를 바탕으로 시작된 것이어서 앞으로도 제2, 제3의 의문사
위 파동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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