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고단한 아버지!!! |
||
|---|---|---|
|
[만물상] 고단한 아버지
오태진 논설위원 tjoh@chosun.com
입력 : 2004.11.25 18:29 51' / 수정 : 2004.11.25 19:20 17'
▶마종기의 시에서 멸치는 영락없는 아버지 신세다. ‘(아내는 맛있게 끓는 국물에서 며루치를 집어내 버렸다. 국물을 다 낸 며루치는 버려야지요. 볼썽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남성성(性)과 부성(父性)이 스러져가는 시대에 아버지는 혼도 진도 다 빠지도록 돈 버는 기계일 뿐이다. 자식이 보호막을 벗고 제 힘으로 서는 순간, 아버지는 그나마 존재이유마저 잃어버린다.
▶자식에게 아버지는 흔히 넘지 못할 장벽이거나 원망의 대상이다. 작가 조정래는 아버지가 대처승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했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 30여 년 만에야 아버지의 고향 절집을 찾아간 뒤 승려의 아들임을 처음 글로 고백한다. 그는 사회와 역사에 대한 인식에 눈뜨면서 아버지와 화해하게 됐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아버지의 수난에 얽힌 의문과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그 결실이 ‘태백산맥’이다.
▶‘함께 덮고 자던 이불을 내 아이가/ 돌돌 감고 혼자 잔다 잠결에/ 나는 또 아버지 이불을 뺏어 칭칭/ 몸에 감고 잔다// 아버지는 혼자 아버지를 덮고 주무신다/ 아버지라는 이불이 추우신지 몸을 웅크리고/ 가끔 마른기침을 하신다….’ 이기윤의 ‘섣달 그믐밤’도 아버지가 돼 비로소 아버지 마음을 알게 된 아들의 이야기다. 덮고 자던 이불을 아들에게 빼앗기고도 아무 말 못하는 아버지. 아들은 그 춥고 속 깊은 고독을 체감한다.
▶자식 특히 아들은 인생의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야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볼 눈을 뜨게 된다. 아들도 아버지처럼 실수도 실패도 해보고 후회도 하는 동안 아버지가 결코 완벽한 존재가 될 수 없었음을 깨닫는다. 그 연민은 아버지를 극복하는 디딤돌이 된다. 그러고도 많은 자식들이 아버지의 손 붙잡기를 머뭇거리다 떠나보내고 만다. 미완의 화해는 그 다음 대(代)에도 물림하기 십상이다. 외로움은 아버지의 운명인 모양이다.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
| 75324 | 계명구도(鷄鳴拘盜)!!! | 2004-11-26 | 노병규 |
| 75323 | 어떤 아줌마의 변 !!! | 2004-11-26 | 노병규 |
| 75322 | 고단한 아버지!!!|2| | 2004-11-26 | 노병규 |
| 75321 | 주사파에 대한 단상(斷想)!!! | 2004-11-26 | 노병규 |
| 75320 | 한국의성지를찾아서16 (반주골{이승훈 묘}:묘주인은 천진암으로)!!! | 2004-11-26 | 노병규 |




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