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마음으로 주님 기다리자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를 시작으로 종말에 있을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그리스도왕 대축일, 연중 마지막 주일)까지를 전례 주년으로 삼는다. 따라서 교회는 대림 제1주일부터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대림의 의미와 유래, 이 시기전례 등을 알아본다.
<편집자>
<대림(待臨)의 의미>
‘임하기를 기다린다'는 뜻의 대림은 원래‘오심’'도착'을 나타내는 라틴어‘Adventus'를 한자로 번역한 것이다. 이 말은 처음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뜻했으나 차츰 발전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종말에 오실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림, 또는 그 기다림의 시기를 나타내게 됐다.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이민족의 압제와 부패하고 타락한 현실의 모든 질곡에서 구해주실 구원자 메시아를 간절히 고대했다. 이사야서는 그때를 다음과 같이 장엄하게 선포하고 있다.“하늘아, 높은 곳에서 정의를 이슬처럼 내려라. 구름아, 승리를 비처럼 뿌려라. 구원이 피어나게, 정의도 함께 싹트게, 땅아 열려라.”(이사 45,8)
이스라엘 백성이 간절히 바라던 그 구원은 하느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심으 로써 이미 실현됐다.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은 그러나 단지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인류의 구원을 시작하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분의 부활은 이 구원의 궁극적인 완성을 앞당겨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전례주년을 통해 마치 옛 이스라엘 백성처럼 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대림시기를 정해
지내고 있다.
그러나 2000년전 사람이 되시어 이 땅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 마지막 날에 영광스럽게 다시오실 것이다. 대림시기는 바로 종말에 다시오실 주님을 깨어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대림시기는 2000년전에 오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역사적 탄생을 기념하여 준비하고 역사의 종말에 있을 그분의 재림을 깨어기다리며, 매순간 우리에게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기억하고 묵상하며 기다리는 시기인 것이다.
<대림시기와 그 유래>
교회가 언제부터 대림시기를 지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4세 기말 스페인과 갈리아 지방에서 성탄대축일을 앞두고 6주간 참회의 기간을 가 졌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이후 6세기 로마와 라벤나에서 비로소 대림 시기가 전례 안에서 6주 동안 거행되기 시작했다. 또 지금처럼 4주 정착된 것은 12∼13세기부터이며 대림1주일을 전례력의 첫날로 받아들이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전례력상 대림시기는 12월24일까지를 포함하는 성탄전 4주간이다.
대림절의 첫날은 성 안드레아 축일(11월30일)에서 가장 가까운 주일이므로 대림시기는 빠르면 11월27일, 늦으면 12월3일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교회전례력에서 주일이나 대축일은 보통 그 전날 저녁기도 (제1저녁 기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대림시기는 대림 제1주일 제1저녁기도(토요일 저녁 기도)부터 시작해서 12월24일 저녁기도 직전에 끝난다. 그 날짜를 계산하면 짧게는 약 3주간, 길게는 약 4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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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시기는 크게 두 줄기의 근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로마전례와 갈리아 전례다. 로마전례는 현재 한국천주교회가 따르고 있는 전례이고, 갈리아전례는 이탈리아 북부지방과 프랑스 남부 등 알프스산맥 주변지방과 스페인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전례를 말한다.
예수 성탄대축일을 12월25일로 지내는 로마전례와는 달리 갈리아전례에서는 동방교회의 영향으로 성탄대축일을 1월 6일에 지냈다. 당시 로마전례를 사용하는 교회에서는 예수부활대축일때만 세례식을 거행한 반면에 갈리아전례를 사용하는 교회에서는 성탄대축일에도 세례를 주는 관습이 있었고,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합당하게 준비하기 위해 성탄대축일까지 참회하고 보속하는 시기를 지냈다.
이런 관습이 이후 로마전례를 사용하는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12세기 께에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앞두고 그에 합당한 준비를 하는 회개와 보속, 기다림의 대림시기가 설정됐고, 오늘날까지 발전돼 온 것이다.
<대림시기의 전례>
대림시기에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사제의 자색 제의다. 자색은 회개와 보속, 극기와 같은 재계(齋戒)를 뜻한다. 또 이때는 대림초를 켜는데 사철나무에 4개의 초를 마련한다. 사철나무는 인간에게 내려질 하느님의 새로운 생명을 뜻하고 4개의 초는 구약의 4000년을 의미한다. 구세주가 어느 정도 가까이 오셨는지 알 려줌으로써 마음의 준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매주 촛불을 하나씩 켜간다.
대림시기에는 제대 주위의 화려함을 피하고 미사중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의 오심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르간을 비롯한 악기연주가 제한되며 신자들의 성가를 도와주는 경우가 아니면 악기반주를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단독 연주는 피한다.
그러나 사순시기와는 달리 ‘알렐루야’는 바친다. 이것은 대림시기가 사순 시기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사순시기는 인간의 죄를 갚기 위한 그리스 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회개와 보속이 강조되지만, 대림시기는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시기이고 따라서 본질적으로 기 쁨과 희망의 시기다. 대림시기에 바치는 회개는 곧 오실 그리스도를 잘 맞이하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사순시기에는 금식과 금육을 하지만 대림시기에는 그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대림시기가 끝나는 날 자정부터 우리는 해방과 구원, 기쁨과 희망의 대희년을 맞게 된다. 대림시기에 무엇보다도 신자들에게 요청되는 것은 회개다. 참다운 회개는 단지 잘못을 반성하고 뉘우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마음가짐을 바꾸고 생활태도를 바꾸어 적극적
으로 선을 실천하고 사랑을 증거하는 데까지 이어져야 한다. 따라서 신자들은 대림시기에 무엇보다도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을 새롭게 하고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성탄대축일에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한다.
‘기쁜 기다림의 시기’인 대림시기에 그리스도 탄생과 대희년을 경건하고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임동근 기자】 평화신문 [교리] 555호 발행일 : 1999-11-28 pb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