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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쁨과 희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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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gaudium95] 쪽지 캡슐

2004-12-04 ㅣ No.75836

시대의 '기쁨과 희망'을 위하여

 

'기쁨과 희망을 주는 국회', '일하는 국회' 이번만큼은 믿어도 되겠거니 했는데 돌아가는 폼새가 영 아니다. 16대 못지않은 과거 회귀다. 지난 99년 사제단이 23일간 삭발단식을 통해 불지폈던 국가보안법의 폐지도 결국 '산이 높고 물이 깊으니' 돌아가고 건너가려고 한다.


설자리를 잃을까 저어한 한 무리의 발버둥은 태생적 한계에서 나오는 본능이라 치자. 천연기념물급 여대야소의 역사적 호기를 만들어 준 민의를 무시하고 결국 에둘러가자는 무리의 심사는 무엇인가? 철옹성 같이 버티고서는 '이현령 비현령'하거나, 혹은 천지 간에 좌충우돌 휘두르던 새빨간 채찍에 맞아나간 목숨이나, 뒤틀린 양심은 얼마나 많았던가!


오늘도 쌀 수입 개방을 코앞에 둔 농민들이, 하루살이 목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여의도 찬 길바닥 위에서 풍상(風霜)을 맞고 있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것인가. '부시에게 축복을 내리시라' 외치며 나선 무리는 차라리 군사독재의 무운장구를 빌던 조찬기도회의 망령보다도 더 부끄럽다. 슬프고 서글픈 시대다. 스승 예수를 주님이라 믿고 따르니 더 부끄럽다. 하지만 반면교사라 하지 않았는가? 뒤집어보면 이런 시대는 우리를 스승 예수의 더욱 철저한 제자로 만들어 준다. 인혁당 사형수들의 영원한 도반 시노트 신부의 삶이 그러했고, 우리 사제단 선배 신부들의 삶이 그러했다. 세상은 우리를 예수의 말씀대로 '사람 낚는 어부', 깨어 신랑을 기다리는 '슬기로운 처녀'가 되도록 좋은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하여 우리는 그 옛날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에게 하신 예수의 산상설교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이유는 필요 없다. 다만 스승이신 우리 예수가 그러했으니 그래야 한다. 가난도, 슬픔도, 온유도, 옳은 일도, 자비도, 마음의 깨끗함도,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것도 오로지 절대적인 것이어야 한다. 참된 기쁨과 희망, 참된 행복은 진실한 마음으로 가난을 선택하고 생활로써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얻어진다. 보라! 저 낮은 곳으로 내려오신 그분을. 보라! 십자가를 진 그분을. 보라! 죽음을 이긴 그분을. 이제 우리 모두는 이 시대를 밝히는 등불, 시대의 아픔을 지고 가는 십자가, 침묵하는 교회에 여전히 기쁨과 희망의 끈이 있음을 십자가의 역설로써 되살려 내야 한다.


<김영식(요셉) 신부, 연구원 운영위원·안동교구 구담성당 주임>

 

(사)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후원회 소식지 12월호에서 발췌

<a href="http://jksd.org/gaudium/main.htm" target="_bl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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