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형제·자매님들께 드리는 편지
경기북부 지역의 52개 본당을 주축으로 한 의정부교구의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올해에는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늘 우울한 소식뿐이었는데, 이번 의정부교구의 분리 탄생은 우리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여러 면에서 기쁘고 즐거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의정부교구가 분리되면서 지원하신 사제의 숫자는 놀랍게도 교구장님을 제외하고 172명으로, 평균 나이가 36.7세, 서품 연차는 8.69년으로 우리나라에서 군종교구를 제외하고는 가장 젊고 활기찬 교구의 출발이었기 때문입니다.
더러는 단계적 실행 계획도 없이 너무 급하게 분할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경제적 측면에서 너무 취약한 지역들로만 이루어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오히려 사제들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이루어진 신설 교구의 구성은 매우 신선하고 아름답기만 합니다.
교구로 분할되기 전, 어떤 본당은 해당 교구에서 소외되고 변방처럼 여겨져서, 부임해 오신 신부님들이 제대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다거나, 신자들과의 사목적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여 마음고생이 많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것들은 낮은 곳에서 시작되고 또 그러한 출발들이 결국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생각하면, 어렵고 소외된 의정부교구를 스스로 택하신 젊은 사제들께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의정부교구야말로 지역적으로 경제적으로 소외된 곳이었지만, 사실은 어느 지역 못지 않게 소리 없이 사랑을 실천하는 교우들이 많은 곳입니다. 어느 본당 교우들은 주일헌금을 포함하여 재정이 매우 열악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매 주일 군인 신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낮은 곳에서의 사랑이 더욱 크고 아름답다는 진리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제가 다니는 본당에서 함께 하셨던 사제들과 본당 출신 사제를 포함하여 일곱 분의 사제들이 새 교구에 지원하셨습니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저는 신앙적 연대감을 넘어 천주교 신자로서의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또한 이러한 느낌은 저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의정부, 서울 모든 신자들이 함께 가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대감, 긍지와 자부심은 우리 신앙 안에서 더욱 높은 차원을 향한 새로운 출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구의 신설과 함께 제도적 측면에서 새롭고 의욕적 방안들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성직자실의 신설, 사목연구소 설치, 사제들의 공동 사목 등이 그러한 것인데, 이는 매우 신선한 사목적 접근으로 타 교구들도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것입니다. 특히 사제의 공동 사목은 도시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서의 본당의 양적 확장에 대한 보완책으로 심층적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며 성공적 결실이 기대됩니다.
의정부교구 교우 여러분, 이제 새로운 출발을 한 젊은 의정부교구가 신자들과 사제들의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아름답고 활발한 교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우리 의정부교구 형제, 자매님들께 언제나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김재만·시몬 / 서울교구 목동성당 >
(사)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후원회 소식지 12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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