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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교계현실 책임지려 교회 떠납니다/newsn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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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자 [socho] 쪽지 캡슐

2004-12-05 ㅣ No.75923

"답답한 교계현실 책임지려 교회 떠납니다"
이필완 목사 난정교회 사임…"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할 때"

 

이승규 hanseij@newsnjoy.co.kr [조회수 : 3303]

 

 

 

   
▲ 지난 11월 28일 난정교회를 사임한 이필완 목사. 이 목사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심정으로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목사가 담임목사직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일단 먹고 사는 문제가 막막해진다. 그리고 자신의 활동무대가 없어진다. 특히 특별한 잘못도 없는데 한국교회를 책임지겠다는 이유로 담임목사직을 내놨을 때는 남들의 시선은 따가워진다. 혹자는 "네가 뭔데…" 하며 비판하기도 한다. 의도치 않은 따가운 시선과 의혹의 눈초리는 겪어야 할 하나의 통과의례다.

감리교단 내 갱신그룹인 목요기도회 회원인 이필완 목사(난정교회·51)는 이런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기로 했다. 아무도 책임질려고 하지 않는 교회가 안타까워 그저 자신이라도 책임져야겠다는 생각에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다.  이것이 그가 지난 4년 8개월 동안 담임하던 난정교회를 사임하게 된 이유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일로 목회자 167명이 서명을 해 김 목사가 교단으로부터 선교유예를 받았던 일,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가 버젓이 목회직을 수행하고 있는 일, 최근 치뤄진 감독선거에서의 잡음을 보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은 시골 교회 목사 하나가 책임진다고 해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경종은 울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스스로 정직 명령 내린 목사

이필완 목사는 11월 28일 주일예배에서 담임목사직을 사임했다. 목사 자신이 스스로에게 정직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 목사의 갑작스런 통보를 들은 교인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지만, 이내 이 목사의 뜻을 받아들였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과 같이 일하던 목사들 역시 "목사가 담임목사를 안하면 뭐하고 살려고 그러느냐"며 만류했지만, 이 목사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주변에서 목사가 교회를 담임하지 않으면 뭐하고 사느냐고 굉장히 만류했어요. 그러나 저는 그것도 미신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담임목사를 안 한다고 해서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가 끊어지나요. 목사는 꼭 목회만 해야 하나요."

이 목사는 현재 동대문교회 장로들과 고소 건이 얽혀 있다. 동대문교회 21명의 장로들은 이필완 목사와 장병선 목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서기종 목사에 대한 글을 감리회 게시판에 올려놓아 교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이로 인해 이 목사는 200만 원의 약식벌금형을 받았으나, 정식 재판을 통해 벌금 15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목사는 곧바로 항소했다. 현재 이 재판은 항소중에 있으며, 12월 16일부터 항소심이 열린다.

목회자가 변해야 개혁 가능

이 목사는, 개혁은 목회자 먼저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목회자가 먼저 변해야만 개교회도 교인도 변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목요기도회의 회원으로서 교단의 개혁을 특히 강조한다.

   
▲ 이필완 목사가 시무하던 난정교회 전경. (사진제공 감리교희망연대)
"서로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 방치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고, 아버지와 친하고 등등 여러 가지 인연을 갖다 붙여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교회의 목사들이 이러면 안 됩니다. 우리 내부에서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니까 외부에서 교회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나는 개혁을 위해 태어난 운동가가 아닙니다. 단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봤을 때 바른 소리를 내는 것 뿐입니다."

이 목사는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일단 좀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혁을 위한 운동에는 쉼이 없다. 담임목사직을 사임했으니 교회에서 사역을 쉬고 싶다는 말이다. 그동안 해왔던 목요기도회나, 농목 활동 등은 계속 할 예정이다. 그리고 유가족과의 토론이 필요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소천한 채희동 목사의 뒤를 이어 계간지「샘」을 이어받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난정교회의 후임 문제도 네 명의 장로들에게 일임했다. 이 목사는 사임을 발표한 다음날, 아내와 함께 기도원에 들어갔다. 그리고 12월 6일 강화도를 떠나 충청도 근처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이 목사가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이유는 후임 목회자를 선정하는데 있어 자신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다.

"내가 아무리 장로님들에게 후임목회자 청빙을 일임했다 하더라도 교회에 남아 있는 이상 알게 모르게 장로님들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아예 교회를 떠나는 것이 난정교회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좋겠다는 것이죠."

다음은 이필완 목사가 감리회 홈페이지에 남긴 글 전문이다.

저는 난정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였습니다.

샬롬!

저 이필완 목사는 오늘(28일, 주일) 난정교회 담임목사직을 사임하였습니다.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하여 21명의 동대문교회 장로들이 사회법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여 200만 원의 약식벌금형을 받은 후 정식재판을 통해 15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고, 항소심 재판은 12월 16일부터 열립니다.

거기에다가 또 다시 비슷한 내용으로 13명의 동대문교회 장로들이 사회법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함으로 여러 차례 세상법정에 오르내리게 된 것에 대하여 목회윤리적 책임을 지고 저 스스로에게 목회 정직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 이필완 목사.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 일로 함께 고소 당한 2분의 목사님들과 목요기도회 회원들에게 지울 수 없는 누를 끼치게 됨을 잘 알면서도 불구하고 당분간이 될런지 어쩔런지 모르겠으나 목회를 쉬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목요기도회나 감리교회망연대, 농목 등의 활동 계속 여부에 대하여는 천천히 생각하고 회원들과 의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4년 8개월 여, 난정교회에서 농촌목회와 여러 목요기도회 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하여 여러모로 우려하고 적지않은 불만이 있으면서도 잘 참고 기도해 준 난정교회 성도들에게 하루라도 더 이상의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대부분의 동료, 선후배목회자들이 말렸으나 제 결심을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처음엔 두려워하던 아내와 두 아들도 결국에는 선선히 동의하여 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일로 서울연회 재판위원회에 176명이 연명으로 고소하여 김목사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을 때에도 김 목사가 세 목사를 사회법에 고소했다가 취하했을 때도, 작년엔가 감리교본부 각국 총무 선출과정에서 더러운 금품들이 오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에도, 최근 감신대학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수끼리의 사회법 고소와 진행 과정을 보면서도 누군가 책임지고 그만두는 사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강릉중앙교회 일로 목요기도회 내분을 경험하면서, 더욱이 동대문교회 장로들에게 두 번씩 고소된 일과 최근의 감독선거 과정을 아파하면서 고발인단에 참여하던 중 아름다운 사람 채희동 목사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고, 신임 감독회장의 비서실장 소신 인선이 정치적인 압력들로 이해할 수 없는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들을 접한 데다가 어찌할 수 없는 몇몇 개인적인 절망까지 겹칠 때에 시골 목사 하나라도 나름대로 책임지는 모습으로 목회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 적지 아니한 많은 분들이 "그것 봐라" 하실는지 모르겠으나 그저 담담히 감당할 터지만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와 21명의 장로들은 그렇게 조롱할 자격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무죄를 주장하며 재판은 끝까지 갈 터이고 결국 벌금형을 받더라도 벌금액수 만큼 징역을 살지언정 동대문교회를 향한 문제제기는 계속할 것입니다.

이 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권면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시고 스스로 져야 할 책임을 지시기 바랍니다. 저를 고소한 동대문교회 장로들에게도 다시 한 번 권면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세 목사에 대한 사회법 고소를 즉각 취하하시고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재판 때마다 몰려다니면서 "너같은 것이 목사냐!"고 함부로 욕하고 손가락질한 동대문교회 일부 성도들도 더 늦기 전에 회개하시고 주님께 용서받으시기 바랍니다.

감리교회의 여러 지도자들에게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거의 모든 분들이 동대문교회의 담임자에 대한 문제제기와 동대문교회에서 행해진 여러 불법한 사실들에 대하여 문제있음은 인정하면서도 "대법원 결과를 기다려야한다"는 이유로 치리를 방관하는 것은 도저히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동대문교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괜찮은 것이며, 도대체 저들의 문제를 지적하는 글 올린 목사들을 세상법에 명예훼손 등의 사유로 제멋대로 고소하는 일들을 그냥 보고만 내버려 두실 것입니까?

제가 51살이면 단지 치기만은 아닙니다. 온통 불법한 일들이 판치고 있는 마당에서 세상법정에 서 더는 조롱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목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에게 내린 목회 정직처분이 하나님 앞에서 저를 새롭게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기 손으로 목회를 그만둔 어느 시골 목사의 답답한 이야기가 모두에게도 부끄러움이 되기를 바라는 건 다만 꿈일까요?

출퇴근 현역 근무중인 둘째는 1년여 남은 병역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교동섬에 남겨두게 되었으니 마음이 짠하고, 이 모든 되어지는 일은 예견하였다는 듯이 지난달 교동섬에서 공익근무를 마치고 훌쩍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 큰 놈이 대견할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이처럼 초라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 죄송합니다. 목회를 잠시 그만 둔다고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목요기도회를 통해서 함께 가던 분들에게 적지않은 오점을 남기게 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리며 좋으신 하나님께서 더 좋고 의로운 방법으로 우리들의 길을 열어주실 줄 믿습니다. 주 안에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추신-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농가를 세로 얻어 6일(월) 이사하기로 하였습니다. 책임지며 물러나는 퇴장이기에 난정교회 후임자 선정은 4분 장로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하였습니다. 사흘간 부부 함께 기도원에 갑니다. 물론 2일(목) 목요기도회에 참석하고요. 떠벌일 일은 아니지만.

2004년 11월 28일 주일 저녁예배를 마치고
이필완 목사 드림

 

2004년 12월 03일 20: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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