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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벗님들에게 성탄인사를 드립니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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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항 [vinchen10] 쪽지 캡슐

2004-12-20 ㅣ No.76792

  가톨릭 사이버 교우님들에게 성탄인사드립니다.

(어째 이상하네요, 그럼 뭐라 해야하나요? 홈피 가족?)

교우님들, 그간 사순시기를 마지하여 때 불리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판공성사 받고난 다음 깨끗하고 으젓한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판공을 통하여 신부님께서 때를 잘 밀어 주시던가요?

 

 *            *           *           *

 

 본당 제대에는 대림3주부터 어깨에 하얀 눈을 얹은 전나무가 은방울 금방울을 달고, 우람하게 잘 생긴 크리스마스트리 꼭대기에는 큼직한 별 하나가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을 향해 반짝이고 있네요. 아마도 아기되어 오시는 예수님께로 향한 우리의 그리움을 담고 있나봐요.

캐롤이 흘러나오는 거리와 봉헌 촛불이 아늑한 성모동산의 성모님과 아기 예수님이 더욱 살가운 성탄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로 다가오는 걸까요?

 

내려오심,

 그래요 성탄은 지극히 높으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어울리시려고 우리 키에 맞추어 이 세상, 말 많고 다툼과 헐뜯는 고약한 버릇이 만연한 세상에 당신이 직접 내려오심을 기억하는 날이랍니다. 중세 사람들은 하느님나라에 대한 그리움으로 뾰죽히 높게 솟아오른 고딕건물을 지었다지만 거룩한 성탄은 우리 인간을 향한 그분의 한없는 사랑이 스스로 내려오신 한마당 잔치날이지요.  

 교우님들, 우리는 성탄을 맞으며 이웃을 향한 겸손과 따뜻한 미소를 나눌 수 있어야 하지않겠어요?

 

구원과 희생,

 생각해 보세요, 그분이 하느님이신데 고약한 우리 인간과 어울리시려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당신의 말씀을 통해서도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를 깨우쳐주시려 함이 아닐까요? 당신께서  큰 맘 먹고 옷소매 걷어부치고 손수 우리와 살갗을 맞대고 부댖기며 하늘나라와 뜨거운 당신의 사랑을 맛보게 하시려 함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무지한 우리가 그분을 돌팔매질하고 붙잡아 죽이기까지 하지요. 세상에.... 이렇게 무지한 데가 있나요?

 자기를 내어놓는 비움이 오히려 우리를 넉넉하게 해주는 하늘나라의 오묘한 신비를 배우지 않았습니까?

 

텅 빈 그대의 두 손을,

 지금 있는 그대로 구유곁에 가세요. 가서 그대 두 손을 하늘 아기에게 내밀어 보세요. 일에 닳고 거칠어진 상처투성이 손, 정이 그리워 내미는 시린 손, 모든 것을 놓쳐버린 그대의 빈 손을...

 그 아기에게 드릴 선물에는 재능도 훈장도 필요치 않답니다. 텅 빈 두 손이면 족하지요. 빈 손에 우리의 진실을 담아 아기에게 드려야겠지요.

 아기는 우리의 손을 변화시켜 성탄화에 나오는 목자들의 손처럼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우리 본당 구유를 보셨나요? 짙푸른 하늘로부터 환하게 별이 빛나고 아기를 기다리는 목자들의 희망이 피어오른 눈동자와 그리움을 읽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새 출발,

 하느님이 높은 곳에서 내려오셨음으로 이제 사람들에게 진정한 평화가 시작되었답니다. "거룩한 시작에 대한 갈망은 대림의 영적 의미이며 새로운 출발은 성탄절의 본질적 정서다" 라고 얘기한 분이 있지요.

 경외하는 마음으로 우리 구세주의 나타나심을 축하하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의 시작을 축하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성탄에 이르러 옛길이 끊어지고 새사람으로 새로운 길이 막 시작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우리는 과거에, 삶의 상혼에 줄기차게 우리의 삶을 방해해온 세습의 낡은 틀에 붙들려 있다면 훌훌 털고 일어서야 합니다.

 

 하느님 스스로 우리와 함께 새 출발하시니까요.

우리 인생사의 모습이 어떻든 우리를 짓누르는 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떨쳐버리고 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친히 우리와 함께 새로 시작하시기 때문이니까요.

 

 천진한 아기되어 우리에게 내려오신 주님께서는 문을 두드리시고 계십니다. 우리들 집에 들어오고 싶어 하신거지요. 아마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열중한 나머지 문 두드리는 소리를 건성으로 들을지 모르지요. 

 

 며칠 남지 않은 대림시기, 우리는 눈을 뜨고 우리의 귀를 열고 온 마음으로 주님께로 향해 있어야 합니다.  그분이 우리 집밖에 오셔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깨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 길을 걸어 내려오신 그분을 기쁜 마음으로 영접하는 성탄이 되었으면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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