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부터 생명체로 존중받아야
생명윤리법 개정하자 - 1. 배아는 과연 단순 세포덩어리인가
교회가 생명윤리법에서 가장 크게 문제삼는 것은 '제3장 배아 등의 생성ㆍ연구'에 대한 내용이다. 이 내용은 인간복제, 이종간 착상 등을 금지하면서도 희귀ㆍ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 목적으로 인간배아복제 및 이종간 교잡을 허용하고 있으며 잔여배아를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선 배아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자. 정자와 난자가 만나 형성된 수정란은 계속 분열 과정을 거치며 우리 몸의 구체적 장기나 기관으로 자라게 된다. 배아는 수정된 지 14일 이내 생명체다. 일반적으로 구체적 장기나 기관의 세포로 분화되기 전, 즉 원시선이 생기기 전 단계다.
그런데 일부 생명공학자들은 원시선이 생기기 이전의 배아를 생명체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의 세포덩어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법은 바로 이런 일부 생명공학자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과연 배아가 단순한 세포덩어리인가. 생명의 시작을 이렇게 임의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일까.
의학적 입장은 일반적으로 "수태된 때로부터 온전한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배아가 생명체라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이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기본적 존엄과 가치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동일(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수정란과 배아는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하는 '모든 인간'에 포함된다"며 배아를 실험용 도구로 보는 것은 헌법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인간 생명이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수정 순간부터 시작되는 것이므로 그 누구도 함부로 훼손할 수 없으며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는 가톨릭 교회의 확고한 입장은 가톨릭만의 주장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배아가 생명체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배아 복제는 줄기세포를 얻으려는 한 방법이다. 줄기세포는 무제한 분열 능력을 갖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세포, 즉 간이나 심장 등 구체적 장기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어 난치병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다.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가 있다.
그런데, 배아줄기세포는 생명체인 배아를 파괴해야 얻을 수 있다. 이 법은 인간배아를 생명체가 아닌 것처럼 취급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인간배아는 그 자체로 생명이기 때문에 일정 보존 기간이 지난 냉동 배아라 할지라도 함부로 조작하거나 폐기할 수 없다. 그것이 교회 가르침이다.
이 법은 이렇게 인간 생명을 보는 관점부터 잘못됐기에 교회가 법 개정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연숙 기자mirinae@pbc.co.kr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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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법 개정하자]2, 여성 몸은 도구인가
연구위한 ''난저 공급처''로 전락 우려
지난 2월 체세포 핵이식에 의한 인간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황우석, 문신용 교수팀은 이 연구를 위해 여성 16명에게서 난자 242개를 채취해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우리 언론과 정부는 황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연구 성과에 대해 일방적 찬양만 했을 뿐 이 난자 채취와 관련한 문제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천주교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이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외국 언론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으나 찬사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한국생명윤리학회는 지난 5월 이와 관련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황 교수팀 연구에 사용한 242개 난자 출처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질의했다. 외국 언론들은 어떻게 그 많은 난자를 구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 대해 먼저 놀라움과 의아심을 나타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위해서는 여성의 난자가 꼭 필요하다. 그것도 많이 있어야 한다.
난자는 한달에 한개씩 만들어지지만, 배란 유도제와 배란 촉진제를 투여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치면 인위적으로 많은 난자를 채취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여성 몸은 심각한 부작용 등으로 훼손될 수 있다.
더욱기 난자가 대량으로 필요할 경우 난자 매매를 부추길 수 있어 여성 몸은 결국 상업적 도구로 전락하고 만다. 생명윤리법이 배아 연구를 허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여성 몸을 난자 공급처로 도구화시키는 꼴이 된다.
하지만 불임클리닉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불임 여성들의 배란유도를 통해 많은 수의 난자를 채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처럼 잔여배아를 만들지 못하도록 채취 난자 수를 제한하지 않아 잔여배아 생성도 많은 편이다. 생명윤리법은 이 잔여배아 이용 연구도 허용하고 있다. 어차피 폐기될 냉동 잔여배아를 연구에 이용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 불임 치료 목적으로 체외수정 등 인위적 방법을 통해 배아를 얻는 과정에서 여성 몸이 훼손되고, 도구화된다는 것이 아예 간과돼 왔다는 점이다. 그러니 많은 수의 난자 채취나 그 출처와 관련한 의문들이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배아 연구를 위해 여성 몸이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막으려면 인간배아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부터 금지해야 한다. 우리 교회는 어떤 목적으로는 인위적 배아 생성을 반대하고 있고, 설령 만들어진 잔여배아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이연숙 기자mirinae@pbc.co.kr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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