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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생명으로 살아가기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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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6-04-11 ㅣ No.97922

                               참 생명으로 살아가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은 그 장소와 여건에 따라서 다양한 풍습과 먹거리를 만들어냅니다. 세계 지도상으로 볼 때 너무도 작은 땅이라 별 차이 없을 것 같은 우리나라에서도 지방마다의 풍습과 먹을거리가 차이나는 것은 그곳의 환경이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동에서 간 고등어가 유명하고 서해 바닷가 쪽에서는 젓갈 종류와 조개류가 발달되었고 남해와 동해 쪽은 신선한 활어회가 발달되는 것을 보면 자연이 주는 선물을 자신들의 환경에 따라 보관하고 먹을거리를 만들어내는 그 지방의 풍습을 읽을 수 있습니다.

  에스키모에서는 특별한 장례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추위 속에 살아오는 척박한 에스키모인 들에게 먹을거리는 생명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죽을 때가 되면 얼음판위에 시신을 올려둔다고 합니다. 그러면 배고픈 곰들이 와서 그 시신을 먹으면서 곰의 생명이 연장되고 그렇게 성장된 곰을 자식들이 다시 잡아서 자신들의 먹거리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문화 속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가족이 살아가기 위해 행하여지는 그 죽음의 모습이 새로운 삶을 위한 희생이란 측면에서 고귀하게 느껴집니다.

  죽음은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하는 넘어감의 순간이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생명에 대하여 아주 간절히 느낄 수 있는 곳은 신기하게도 죽음의 현장에서 간절히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의 중환자실이나 암 병동과 같이 죽음을 앞에 두고 있는 그 현장에 가장 강력한 생명의 열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받아들이는 이 생명의 소중함을 죽음을 앞에 두고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손덕만 도마 신부님께서는 루퍼스라는 지병을 앓고 계셨습니다. 그 병은 병을 치유하기위해 먹는 약을 통하여 성장하는 병이었습니다. 감기에 걸려서 감기약을 먹으면 그것으로 루퍼스의 병원균은 생명을 연장하기 때문에 감기약 하나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무서운 병입니다. 많이 힘들어 하셨지만 신부님께서는 이러한 병원균에서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을 포기할 수 없기에 당신 스스로 병을 사랑하며 살아간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체험하시면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더욱 절실히 체험할 수 있어서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말씀을 들을 때 저에게 주어진 건강한 생명을 너무 소홀히 다루고 있음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인가에 대한 소중함은 그것을 잃고 나서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우둔함을 가르쳐주시는 하느님의 선물이라 생각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병까지 사랑하며 생명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셨던 손덕만 신부님께서는 자신의 마지막 정리를 차분히 하시고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 때는 그것을 잃을 순간이란 사실이 우리를 반성하게 합니다. 손 신부님께서 죽음을 체험할 때마다 생명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받쳤다는 말씀이 지금 우리가 너무 쉽게 보내 버리는 생명에 대한 시간들에 대하여 되돌아보게 합니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신의 생명을 죽이지 않고서는 많은 생명을 얻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이 우리에게 소중한 사랑으로 남아있는 것 또한 그 죽음을 통하여 새로운 생명의 부활로 이어진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통한 죽음이 부활이라는 생명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와 부활은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를 생각하고 싶지 않으며 그것을 받아들이기 두려워합니다.

  자신의 삶속에서 죽음을 묵상하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죽음은 우리에게 두려운 존재이며 그런 극한 상황에 대한 현실이 자신 앞에 닥쳐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죽음을 묵상하기 싫어하는 마음과 함께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생각도 동시에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자신을 찾아와 울먹이며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특별히 해줄 말이 없어 답답해하면서도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줄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힘들고 어려워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때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십자가를 나누는 일이며 생명을 나누는 일입니다.

  이제 주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셔서 십자가의 수난과 함께 높이 매달리게 됩니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신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받아들이시면서 번민하십니다. 순종을 통한 모습을 보여 주시면서도 함께 동참할 동반자를 찾으십니다. 우리들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주님의 동반자가 되어 드려야 합니다.  

  봄이 생명을 상징한다면 겨울은 죽음을 묵상하게 합니다. 그러나 겨울 속에 봄의 생명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순의 막바지를 보내는 오늘의 자연은 봄으로 무르익어갑니다.

  겨우내 숨어있던 생명력들이 죽음을 통하여 새로운 새싹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내는 사순의 희생과 극기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생명의 부활로 완성됩니다. 십자가의 동반자가 된다는 것은 주님 부활의 동반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봄은 겨울이 있음에 더욱 아름답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식들을 위해 당신의 몸을 곰에게 먹이로 던져주는 에스키모 부모님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인간을 너무 사랑하시어 십자가를 선택하신 구세주 예수님의 모습 속에서 추운 겨울의 죽음 속에 숨어있는 봄의 생명력을 보게 됩니다.

  진정한 생명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죽음을 이기는 것이며 그 죽음을 이기는 방법은 사랑이라는 사실을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배우게 됩니다.  세상의 밀알로 잘 썩어갈 수 있도록 삶의 실천을 통한 다짐을 묵상합시다.    

                            <출처 : 동아가톨릭동문회,  글쓴이 : 곰돌이(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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