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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단체로 성경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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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경 [kreuz] 쪽지 캡슐

2006-04-26 ㅣ No.98640

 

안녕하십니까? 굿자게 지정 공식투계 인사드립니다.

사실은 무진장 졸립습니다.

어제 새벽 2시 반쯤 잠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굿뉴스에서 성경쓰기 사이트를 만들었고,

개인성경쓰기와 클럽성경쓰기에 상품이 달린 이벤트가 있었거든요.

제가 속한 밀알 클럽 성경쓰기에 참가해서

며칠동안 죽어라 성경 타이핑만 했습니다.

팔도 아프고 졸립고 힘들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벌써 명예의 전당에 여러 클럽의 이름들이 올라가 있으니

한번쯤들 가셔서 명예의 전당 구경도 해보세요.

 

생각해보면 아마 저는 성서쓰기와는 무진장 인연이 있나 봅니다.

 

제가 처음 세례를 받기 위해 예비자교리반에 다닐 때

그때는 교리가 1년이었는데

제가 4번인가를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신부님께서 요한복음을 필사해오면

세례를 주시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썼습니다. 요한복음을....

세례받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한복음..... 깁니다.

더군다나 한 절은 또 왜 이리 긴 지......

그래도 썼습니다. 세례받겠다고.

 

그 다음엔 신자가 되어서 명동에서 청년성서모임에 활동하는데.

어느 해였나, 대림절 청년행사의 일환으로

각 단체별 특성을 살린 성탄 축하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환경단체는 재활용품을 이용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기타 등등....

그런데 성서모임에서 뭘 하겠습니까?

저희는 모여서 성서공부하는 게 끝인데요.

 

그때 제가 임원이었는데

지나친 귀차니즘과, 준비가 별로 필요 없는 프로그램을 생각해낸다고 짜낸 것이

바로

'모든 신자 성서 이어쓰기....'

물론 대림기간이라는 단기간이라 지금처럼 창세기부터 요한묵시록까지는 아니고

그 당시 성탄복음이 들어 있는 복음서를 쓰자는 거였습니다.

책상 하나 내놓고,

성서와 노트와 볼펜만 두면 되는 아주 간단한 준비죠...^^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대림기간이면 엄동설한 한겨울 12월입니다.

더군다나 모든 신자가 볼 수 있도록

성서쓰기는 마당에서 진행되도록 한 겁니다.

누가 하겠습니까?

그래도 시간이 촉박해서 아이디어는 그냥 냈는데

신부님의 한 말씀,

'성탄대축일까지 완성 못하면 그 전날 밤새서라도 다 쓰세요.'

 

.....네.....--;;

 

하지만 하느님의 계획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그 귀차니즘에 빠진 계획이 그런 놀라운 결과로 돌아올 줄은 저는 몰랐습니다.

대림 첫주 주일날,

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주일날 낮에

비닐로 만들어진 임시 부스에 놓여진 책상 뒤로

우산을 쓰고 길게 늘어선 신자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성서모임 임원들은 모두 울컥................

대림 2주 주일에 복음서 필사가 다 끝나버리는 변고가 일어나는 바람에

제1독서의 성서,

제2독서의 성서까지 모두 필사를 해야 했던 겁니다.

이것도 대림 4주에 다 끝나고,

우리는 할아버지의 명필에서부터

꼬마 아이의 또박또박한 글씨까지 섞여 있는

그 필사성서를 보면서 감동에 또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청년담당 신부님이셨던 김연범 신부님도

그때의 일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화려한 성서가 아닌,

명동 신자들의 손으로 쓰여진 노트 성서를 대성당에 들고 들어가

그것으로 제1독서, 제2독서, 복음 선포를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감동이 해일 허리케인 처럼 안구에 밀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성서쓰기....

손으로 쓰는 게 아니라 타이핑을 한다는 것이 다르기는 했지만

이번에도 참....

밀알 클럽이 4등으로 시작한 성서쓰기가

막판 대역전극으로 1등이 되리라고는......................... 허~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면

과장이 심할까요?

 

아무튼 역시 성서는 중독증세가 심각합니다.

성서쓰기도 중독증세가 심각합니다.

십자수나 게임은 댈 것도 아닙니다.

으허..................

 

금단현상이 너무 심합니다.......

 

 

(박요한님 요청으로 밀알 잠시 소개합니다.)

굿뉴스 밀알은 30대 이상인 가톨릭 신자들이 모여서

주로 청소년이나 청년들 위주의 인터넷 문화 혹은 가톨릭 문화 안에서

386세대 이상의 정신들을 기반으로

가톨릭활동을 해보자는 모임입니다.

club.catholic.or.kr/miral

이곳으로 찾아오시면 밀알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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