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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 생각해 봐야 할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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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0-04-05 ㅣ No.219995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휩쓸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우려했던 2020 도쿄올림픽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다는 소식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확진 환자의 증가와 상상을 초월한 사망자의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다. 제가 방문했을 때, 카탈루냐 분리를 위한 선거가 한창이었다.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이 많았던 바르셀로나 거리를 걷는데, 문 닫힌 한 상점에서 “관광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글귀를 보고 가는 길을 멈췄던 기억이 새롭다. 부의 축적과 교통의 발달은 전 세계를 이웃처럼 가깝게 만들었지만,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간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프랑수아 플라스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마지막 거인"이라는 책에서는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비극적 결과를 경고한다. 지금으로 보면 여행가나 사진가 또는 방송인들이 미지의 땅을 여행한 뒤에 “특종”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하면서 일어나는 비극을 고발하고 있다. 프랑수아 플라스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라고 묻는다.

 

스페인의 한 상점에서 목격했던 글귀와 마지막 거인의 이야기는 맞닿아 있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곳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남겨 놓으면 좋겠다. 명예와 부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경험한 신비스런 나날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선한 의지였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공동체의 공동선을 위한 길일 때도 있는 것이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세계는,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침탈되고 파괴된 역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게다.

 

어쩌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의 문명이 만든 비극적 결과일지도 모른다. 선악과를 따 먹은 결과 말이다. 핵발전소도 그렇고, 습지를 없애는 일들도 그렇고, 아마존 숲을 없애는 일도 그렇고, 비자림로 숲을 파괴하는 일도 그렇다. 그 파괴 위에 길을 닦고, 그 파괴 위에 비행장을 만들고, 그 파괴 위에 도시를 건설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탐욕의 결과가 비극적인 ‘코로나19’일지도 모른다. 이 바이러스가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바이러스의 초기 경고일지도 모를 일이다.

 

도처에 계시는 우리 예수님이 보인다. 가장 ‘작은 이’로 우리의 슬픈 이들에게 연민을 정을 보내시는 어둠 속의 저 예수님 말이다. 십자가 죽음과 부활승천하신 그분께서, 여전히 우리에게 또 다가와서는 우리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저 버림받은 이들을 돌보신다. 우리가 버린 수많은 일회성 비닐봉지가 날아다니고 우리가 무심중 던져버린 플라스틱 용품들 사이로, 우리 예수님은 그 옛날 그 연민의 마음으로 우리가 잊은 거리의 작은 이와 함께 길고양이가 남긴 찌꺼기를 말없이 드시고 계신다.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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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침묵,작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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