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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마일(The Green 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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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979aaa] 쪽지 캡슐

2006-06-14 ㅣ No.100799

"이상범 칼럼"
제목   그린마일(The Green Mile)
글쓴이 관리자 E-mail 번호 116
날짜 2006-04-01 조회수 16 추천수 0




호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스의 작품이나 ‘그린마일’은 엽기적이거나 호러의 냄새를 전혀 풍기지 않는다. 오히려 신비적인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이를테면 치유소설(治癒小說)로 분류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톰 행크스가 주연한 같은 이름의 영화로 더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다.
영화는 일백세를 성큼 넘긴 노인 폴(톰 행크스)이 60년 전의 일을 회상하며 들려주는 이야기로 진행되는데. 때는 1935년, 루이지애나 주 콜드마운틴 교도소 E블록의 간수장을 지낼 때 있었던 일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E블록은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들이 전기의자에 앉게 될 날을 기다리는 형무소의 특수지역이고, ‘그린마일’은 그날이 되어, 사형수가 사형장으로 가기 위해서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죽음에의 길이다.
유난히 덩치가 큰 흑인 사형수 코피가 E블록에 온 것은 미국의 대공황 시대였다. 달갑잖은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형리의 자리라 할지라도 손쉽게 떨치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E블록의 형리들은 꾸역꾸역 그날그날을 보내고 있는 터였다. 그러나 퍼시라는 신참 형리는 전혀 달랐다. 그는 사형수들을 학대하고 손수 사형을 집행하는 일에 일종의 희열을 느끼는 별종이었다.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키지만, 주지사와의 인척관계를 내세우는 그를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정이 다른 직원들을 괴롭혔다.
최고참 죄수 드라크로아는 살인강도범 치고는 비교적 얌전하게 처신했다. 미스터 징글스라는 이름의 쥐를 길들여 어깨위에 올려놓기도 하고 실패를 굴리게도 했다.
다음으로 온 죄수가 주인공 코피. 신장 2미터에 체중 160킬로의 흑인 거인으로, 피투성이가 되어 숨져있는 아홉 살 난 여아를 안고 울고 있다가 체포되어 소녀강간 및 살해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드로크로아가 형장으로 가며 물려준 징글스를 맡은 것도 코피였다.
세 번째로 온 것이 윌리엄 워튼. 사람을 넷이나 살해한 권총강도이다. 19세에 정신병 관계로 상소중이라 오래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많은 죄수였다. 나중의 일이지만, 코피는 그가 안고 있던 여아를 강간 살해한 진범이 바로 워튼이란 것을 그의 특별한 능력으로 감지하게 된다.
코피의 특별한 능력을 처음으로 체험하게 된 것은 간수장 폴이었다. 뇨로감염증이 악화해서 일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는데, 이를 알아차린 코피가 폴을 붙들어 환부에 손을 대자 하복부의 통증은 말끔히 사라졌다.
그 때 코피는 말했다. “그냥 도와주고 싶을 뿐”이라고. 코피의 입에서부터 벌떼와도 같고 구름과도 같은 것들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폴은 다만 쳐다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 일 이후 폴은 의문에 사로잡힌다. 기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치유의 힘을 가진 이 사람이 그렇게도 잔인한 살인을 범할 수 있었을까? “치유의 능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해주는 사람, 아니 나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구해준 이 사나이를 전기의자에 앉혀도 좋단 말인가!” 폴은 고민한다.
그러나 코피는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보고 느끼는 고통으로 해서 지쳤어요. 혼자 걸어가는데도 지쳤어요 ....나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추한 짓을 하는 데 지쳤고, 사람들을 도우고 싶었는데도 돕지 못한 일들이 나를 지치게 했어요 .... 둘러 싸고 있는 어둠이 지치게 하는군요.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요. 스스로 끝낼 수가 있다면 좋겠는데, 그럴 수는 없고요.”
폴에게 있어 코피는 은인이다. 은인을 전기의자에 앉힐 수는 없는 노릇. 그러나 코피의 말대로라면 그가 직책상 하지 않으면 안될 그 일이 그에게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코피가 말하는 ‘어둠’은 사방에 덥혀 있어서 말끔히 없이할 수는 없을 터. 그 누구인들 코피가 지닌 같은 능력이 주어진다면 지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닌가? 그에게 있어 죽음은 공포가 아니라 구원일지도 모른다. 폴과 그의 동료는 눈물을 흘리며 코피의 최후를 지켜본다.
그린마일은 보통사람들과는 전혀 인연이 없어 보이는 길이다. 그러나 그린마일을 지나간 적잖은 죄수들을 지켜보며 살아온 폴. 백 살을 훌쩍 넘기며 오래오래 살아온 것도 필시 코피가 그의 육체에 넘겨준 특별한 힘 때문임을 알고 있는 폴. 남달리 먼 그린마일을 통과해온 폴, 그도 지쳐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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