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자만사 모임에 번번이 참석치 못하여 미안합니다
지난 22일(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굿자만사' 9월 모임에도 참석치를 못하여 미안한 마음 한량없습니다. 이번 9월 모임에는 처음 참석하신 이세권 루도비코 형제님도 계셨다는데, 이세권 형제님을 직접 뵐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더욱 아쉽습니다.
지난 5월 20일 김지선 도미니꼬/최미정 나탈리아 부부의 둘째 아들 승수 아기 돌잔치 때 굿자만사 형제 자매님들을 뵌 후로 벌써 4개월째 굿자만사 모임에 참석치를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 미안한 마음 크고, 보고 싶은 형제 자매님들을 쉬이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크지 싶습니다.
엊그제 22일은 금요일로서 제가 인근 소원초등학교에 논술 지도를 나가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9월부터 소원초등학교에 매주 화·목·금요일에 논술 출강을 합니다. 이 나이에(글을 더 열심히 써야 할 계절에) 초등학교에 논술 지도를 나간다는 것이 좀 겸연쩍긴 합니다만, 초등학생 어린이들에게 '글'을 가르친다는 것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일찍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출강 경험을 쌓았습니다만 초등학생들에게, 그러니까 일찍부터 글을 가르치고 생각을 가르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깊이 느끼곤 하지요. 누구에게나, 또 무엇이든 '기초'가 중요하므로….
금요일 수업은 오후 3시 20분부터 4시까지 한 시간 수업이므로, 수업을 마친 다음 곧바로 서울에 갈 수도 있었습니다. 그전처럼 천안아산역에다 차를 놓고 KTX 고속열차를 타면 굿자만사 모임에 많이 늦지는 않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그 날 우리 집에 손님이 있었습니다. 서울 서강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딸아이가 금요일 수업이 없어 집에 내려오는데, 기숙사의 같은 방에서 생활하는 2학년 언니 한 명을 데리고 온 거지요. 그 2학년 언니가 바다 구경을 하고 싶다고 해서….
두 대학생을 일단 만리포 해변에 데려다 놓고 인근 소원초등학교로 와서 논술 수업을 한 다음 다시 만리포엘 갔지요. 그리고 그 서울 손님에게 '갯것' 대접을 하게 되었으니, 내가 서울에 가기는 이미 글은 일이었습니다.
손님이 없어서 내가 서울에 갈 수 있었다 하더라도, 구갑회 글라라씨는 동행을 할 수 없는 상황임을 말씀드려야겠군요.
지난해 12월 내 제수씨 강은실 요안나가 하늘나라로 간 이후 우리 집은 여러 가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 중에서도 한 가지는 저녁상을 대개 세 번씩 차리는 것이지요.
저녁에 평일미사가 있는 날은 평일미사에 가기 위해 일부 식구부터 식사를 하고, 아내와 사별한 불쌍한 내 동생이 일터에서 퇴근해 오면 또 한번 상을 차리고, 밤 8시 30분쯤 내 조카아이들 중 큰 녀석인 규왕 시몬이 학원에서 돌아오면 마지막으로 상을 차리고….
이렇게 저녁을 세 번 차리게 되는데, 그 일을 올해 연세 83세이신 어머니께 쓸어 맡길 수는 없답니다. 구 글라라씨가 미사 후 레지오 모임에도 참석하는 화요일, 저녁에 미사를 지내는 수요일, 그리고 가끔 학교에서 회식을 하고 오는 날에는 어머니께서 수고를 해주시지만, 그 밖의 날에도 어머니께 수고를 끼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지요.
가족 모두에게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가끔은 어머니의 입에서 "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이런 꼴을 본다"는 신세 한탄도 나오지요. 하지만 어머니는 "내가 이렇게나마 오래 살아서 아내 잃은 아들에게 밥도 차려줄 수 있고 어린아이들을 거두어줄 수가 있으니 다행으로 알아야지 뭐"라는 말도 하시지요.
어머니와 우리 부부 모두 오늘의 힘든 상황을 주님께서 주신 십자가로 알고 있답니다.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의 뜻을 일상생활 속에서 수시로 묵상하고, 또 거기에서 위안을 얻으며 사는 거지요.
아무튼 이런저런 사정으로 우리 부부는 이번 9월에도 굿자만사 모임에 참석치를 못했습니다. 거듭 미안함을 표합니다. 앞으로도 쉬이 모임에 참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굿자만사 형제 자매님들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 보고 싶은 정은 조금도 변함이 없고,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9월 모임에 참석해주신 형제 자매님들과 처음 참석하신 이세권 루도비코 형제님께 감사 드리고, 성경 쓰기 완필을 하신 남희경 레오/임수정 비비안나 부부와 장정원 엘리사벳 자매에게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모임 후기'를 올려 주신 권태하 도미니꼬 작가님께도 감사하며, 글 머리를 장식한
【가을이 오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고
때로는 이제쯤 잊어졌을 것 같은 사람이
갑자기 생각나면서, 또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이 게시판에 들어와 한 3년쯤 지나다보니
그 사이 미운 정, 고운 정, 연을 맺은 분들이 많습니다.】
라는 말씀을 다시 한번 좋은 질감으로 음미해봅니다.
굿자만사 형제 자매님들 보고 싶습니다. 항상 주님의 은총 안에서 건강하게 사시기를 빌며, 마음속으로 만날 날을 기약해 봅니다.
그럼 이만…. 샬롬!!
(060925 / 충남 태안에서 지요하 막시모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