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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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과 글을 알고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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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거꾸로 읽는 세계사’란 책을 읽었다. 지은이의 머리말을 읽어보니, 책을 펴내면서 이러저러한 자신의 심정을 썼는데, 문득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저자가 개정판을 내면서 재차 쓴 머리말에 이오덕 씨의 ‘우리말 바로 쓰기’라는 책을 읽고서 그만 자신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오덕 씨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그 사람의 글을 더러 인용한 문구에서 접한 적이 있었다. 주로 우리가 쓰는 말이나 글이 얼마나 한국적이지 못한, 그저 외국흉내를 낸 국적불명의 말과 글인지를 개탄하는 글들이었다는 것이 기억이 난다. 바로 궁금증이 생겼다. 책을 다 읽은 뒤 서점으로 달려가 이번엔 그 책을 사 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아 맞는 정보인지는 모르겠으나 서점에서 이르길 그 책은 절판되었다는 것이다. 순간 너무나 아쉽기 짝이 없었지만 천만다행으로 그와 유사한 책을 소개받을 수 있어서 비로소 아쉬움이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물론, 저자는 다른 이였지만 책 제목은 꼭 같아 충분히 대신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 책을 접하면서 나는 커다란 충격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의 문제는 개인 역량에 달려 있으니 그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간 내가 쓴 말이나 글이 얼마나 엉터리였나를 생각하니 나 역시도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일제치하에서 마치 나라가 잠시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우리의 글과 문화는 전에 없이 단절되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해방 뒤에 정신없이 밀려들어오는 서구의 문물을 미처 가릴 새도 없이 수용하려하니 하나하나 따질 겨를이 어디 있었을까마는 소위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이라 칭할 만한 사람들이 저지른 우리말과 글의 파괴행위는 실로 만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부를 한 탓에 그네들 문장은 살짝 한글로 바꿔 놓았을 뿐, 온통 미국식 혹은 일본식 번역투의 문장들이 오늘날 각종 매스컴을 통해 버젓이 주인공 행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금 한창 배우고 자라는 학생들의 교과서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무척 충격이랄 수 있다. 영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have나 take를 분별없이 끌어와 우리 문장에 앉혀서는 대한민국 헌법 곳곳에다 오염을 한 것은 이런 사태의 절정이 아닐 수 없다. 책의 내용을 이곳에 다 옮길 수야 없지만 몇 가지 사례를 꼽으면 ‘헌법 제6조 제1항’에는 “헌법에 의하여 체결, 공포된 조약과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같은 효력을 가진다.” 또 ‘헌법 제14조’는 “모든 국민은 거주, 이전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34조 제1항’ “모든 인간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나 역시 전에는 이 문장에 전혀 문제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작가의 말을 빌지 않아도 얼마나 졸렬한 말인지 알 수 있다. 위의 글들을 우리말로 순화하면 이렇다. “국제 법규에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다.” “모든 국민에게 원하는 곳에서 살다가 이사할 자유가 있다.” “모든 국민에게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모든 국민에게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다.“ 그밖에 흔히 매스컴에서 접하는 말들에 “여야 대표모임을 갖고......”하는 문장도 순화하면 “여야 대표가 만나서......”하면 될 일이다.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한 가지만 더 소개하자면 흔히 TV에서 하는 퀴즈프로그램에서 사회자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최우수상을 타신 분께 부상으로 백만 원이 주어집니다.” 역시 국적불명의 말이다. “최우상을 타신 분께 부상으로 백만 원을 드립니다.”하는 것이 옳다. 특히 뉴스에서 하는 일기예보는 거의 90%가 국적불명의 문장을 나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간 나도 무척이나 우리말과 글을 파괴하는 일에 동참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숙지해서 이제 완벽한 우리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간 40여 년간을 행해오던 악습이 어디 책 한 권 읽었다고 금세 바뀌겠는가. 또, 내 머리도 한계가 있지, 그 책의 내용을 어디 100% 숙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다만 아는 선에서는 조심하리란 다짐을 해 본다. 지금 내가 쓴 이 글도 면밀히 따지면 그 악습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쓴 문장도 버젓이 존재하리란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한다. 누구를 탓하기 위한 글도 아니요, 흉을 보기 위한 글도 전혀 아니다. 다만, 그간 엉터리 말과 글로 아무렇지 않게 희룽대며 살아왔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 앞설 뿐이다. 끝말은 작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맺을까 한다. “우리말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모진 탄압에서 벗어나 반세기를 지내 오는 동안 우리 교육은 입시와 취업 준비 일변도로 치달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말하고 쓰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우리 문인들은 국어를 갈고 닦는 자기 수양은 조금도 하지 않고, 일어, 영어, 중국어와 낡은 한문투 문장을 경쟁하듯 모방하면서 알량하게 타고난 잔재주를 보배삼아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치졸한 문장으로 이야기책을 엮어 퍼뜨려, 우리말을 오늘의 참상으로 몰아넣고도 전혀 반성할 줄 모른다.“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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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4674 |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이야기] 5. 하느님이 답이다 | 2006-09-26 | 홍추자 |
| 104673 | 세계교회사 100대 사건 70 - 공의회 이후 성인시대 | 2006-09-26 | 홍추자 |
| 104672 | 우리말과 글을 알고보니|28| | 2006-09-26 | 김지선 |
| 104677 | Re: 우리말 이름을 어떨런지요? ^^*|2| |
2006-09-26 | 이현철 |
| 104668 | 이재록 목사와 무안단물(지난 주 목 mbc 뉴스 후) | 2006-09-26 | 이용섭 |
| 104667 | 이재록 목사, 답하시오|1| | 2006-09-26 | 이용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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