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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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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루카 4,16-30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회당에서 진행되는 예배에 참석하십니다. 그 중 우리 미사로 치면 ‘말씀의 전례’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예수님이 하느님 말씀을 봉독하실 차례가 되었고, 이사야 예언서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지요. 그러자 예수님은 이사야서 61장 1-2절의 말씀을 읽으십니다. 이는 이사야 예언자가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소명에 대해 고백하는 부분인데, 예수님은 이 말씀을 읽으시면서 당신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실지를 미리 예고하신 겁니다. 즉 그분은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사람들에게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들을 치유하시며, 마귀에 사로잡혀 억압받는 이들을 그 속박에서 자유롭게 풀어주실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 모습을 보는 모든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느끼게 해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런 당신의 포부를 담아 성경 말씀을 읽으시고 나서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하느님의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의 입을 통하여 발설되면 청중의 귀로 들어갑니다. 그들이 귀로 들은 그 말씀이 그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실천이라는 싹을 틔우면 본격적으로 우리 삶 속에서 실현되기 시작하여 완성에 이르지요. 그러나 귀로 들은 말씀이 마음에 스며들지 못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말씀에 숨은 하느님의 뜻, 즉 ‘메시지’에 집중하지 않고, 그것을 선포하는 ‘메신저’, 즉 말씀을 선포하는 이의 출신, 직업, 학업 정도 같은 인간적 조건들에 집중하며 ‘자격’을 따지기 시작하면 어느 새 그 마음이 ‘길바닥’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려 하느님 말씀이 스며들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는 겁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나자렛 고을 사람들이 그랬지요. 처음에 그들은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며 그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입을 통해 예수님이 율법을 제대로 배운 적 없는 ‘목수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들이 예수님으로부터 느꼈던 ‘말씀의 권위’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러자 그들의 마음 속에 의구심과 불신이 싹트지요. 예수님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았다면 그분이 놀라운 지혜와 권능을 지니신 ‘주님’이심을 알아보았을텐데,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왜곡된 눈으로 예수님을 바라보았기에 그분의 참모습을 알아보지 못하고 자기들 기준에 맞는 ‘증거’를 보여보라고 그분께 요구하기에 이릅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들에게 ‘사렙타의 과부’ 이야기와 ‘시리아 장수 나아만’ 이야기를 상기시키십니다. 다른 대도시 사람들이 보기에 보잘 것 없는 ‘시골마을’일 뿐인 나자렛 주민들조차 자신이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히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특권의식’에 사로잡혀서는 교만과 고집으로 똘똘 뭉쳐있는 모습을 꾸짖으신 겁니다. 그런 상태로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시며 어떤 뜻을 마음에 품고 계시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해 그분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선택받은 것은 ‘특권’도 아니고, 구원을 무조건 보장받은 것도 아닙니다. 선택된 민족이라면 선택된 민족답게 하느님 뜻에 더 충실하게 살아야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은총과 축복을 더 많이 맡기신 이들에게 더 큰 결실을 요구하시는 분이기 때문이지요.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그저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고 참례했다는 정도만으로 구원이 자동으로 보장되지 않습니다. 늘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하느님 말씀을 귀기울여 들으며, 그 말씀이 내 마음에 스며들게하여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구원받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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