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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님, 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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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규 [daltair] 쪽지 캡슐

2004-04-22 ㅣ No.66220

+ 찬미예수님

 

아주 오랫만에 또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아주 뜻깊은, 그리고 화려한 성주간과 부활절을 보내고

그 여운으로 아직까지 기쁜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 게시판에 들어오면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하나 없이 똑같이 이전투구의 모습을 보며

아무리 이 세상의 교회라고는 해도

어쩌면 "그리스도의 향기"는 하나도 느껴지지 못하고

오히려 세속의 모습과 완전히 동일한지 가슴이 아플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화가 날 때도 있었고 서글픈 마음이 들 때도 있었고 미운 마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곳은 "천주교회"의 공식 게시판이고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천주교인들의 삶은 세속인들과는 다르고 달라야합니다.

우리 주님은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우리들은 스승이신 주님의 길을 따라

세속에서 알아주지 않더라도, 세속의 길과는 다르다고 하여도,

모욕을 당하더라도 앙갚음하지 않고

"오른뺨을 맞으면 왼뺨을 내밀며"

기쁘게 그 분의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상을 받고자 한다면 하늘나라의 보화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게 됩니다.

수 많은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를 믿지 못하고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음을 피상적으로만 알아 듣기 때문에

이 세상의 일에 고집스럽게 매달려 기어이 이겨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귀는 있으나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으나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머리가 있으나 우리를 내신 창조주를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과

겨루어 무엇하며 이겨봐야 무엇하겠습니까?

주님께서 알려주신 하늘나라를 믿는다면 덧없이 지나가는 신기루같은

명예나 부나 알량한 자존심따위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내세를 볼 수 없는 사람들의 눈에는

신앙이 어리석은 것으로만 보이게 마련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눈앞의 것만이 중요하여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말을 하지만

내세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주님을 위해 고초를 겪고

주님을 위해 목숨을 던져 충성을 바치는 것입니다.

신앙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눈에는 순교자들이 어리석게만 보일 것입니다.

 

한 두가지가 아니라 수십 수백가지가 이미 다른 사람들이 서로 편가르기 하는 모습을 보면

’이곳이 바로 고린토구나’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맑고 고운 곳에서 신앙 생활을 한다면 더 없이 행운이겠으나

그러기가 어디 쉽습니까?

마음에 들지 않고 비이성적이며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틈에서도

그들을 비추어 나를 반성해보고

주님의 길에 일로매진 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면

그런 사람들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게시판은 참 특수한 공간이 아닙니까?

일반 게시판이었다면야 수 십명이 제명당하는 불상사가 있었겠지만

천주교 게시판이라는 이유로

책임자가 신부님이라는 이유로

과연 무조건적인 약관 적용과 처벌만이 능사인가?

과연 예수님이셨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까?

과연 나의 생각이 예수님의 뜻에 부합하는가?

이런 고민들을 수 없이 하셨을 것입니다.

어쩌면 관리자들과 책임자 신부님께서는 예수님에 뜻과 가르침에 완전히 부합하는

최선의 방책은 아니었겠지만

차선책을 쓰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박요한님의 구수한 이야기가 저도 그립습니다.

하루 빨리 박요한님의 글을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먼 이국땅에서 그래도 고국의 교우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실텐데...

요한님에게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하느님의 다른 뜻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님이 아끼는 분들을 위해

그리고 아끼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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