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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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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07-21 ㅣ No.69113

<사설>
“시장경제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오늘 아침 매스컴에 보도된 경제관련 기사의 제목들만이라도 잠시 훑어보자. 우선 ‘청년실업자가 전체 실업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내용이 지면을 장식한다. 이어 ‘한국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인 수출마저 휘청거린다’는 기사와 ‘주식시장 탈진 상태’ ‘4대 도시 지하철 총파업’ 등이 전해진다. ‘일본식 장기불황을 닮아간다’는 박승 한은총재의 현실 진단과 ‘개인자산 해외유출’은 아예 눈길도 끌지못할 정도다.

이쯤 되면 경제 문외한이라도 우리 경제가 뭔가 잘못 돌아가도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몇가지 경제지표보다 정작 심각한 것은 따로 있다. 한국 경제의 사령탑이라할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요즘은 한국이 진짜 시장경제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한 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못박고 있다. 경제활동의 바탕이 시장경제원리임을 천명한 내용이다. 만에하나 이 부총리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면 그것은 국가의 기본 틀이 흔들린다는 것과 같다. 이야말로 경제지표들이 어둡다는 식의 푸념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이 부총리는 우선 가까운 예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고위공직자주식백지신탁제, 부유층에 대한 사회적 반감 등을 꼽고 있다. 우리는 이들 의제에 대한 이 부총리의 시각에 공감한다. 특히 여권내 386세대 정치인들의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에 대한 지적도 옳다고 본다.

지금 우리 사회는 원가공개라는 행위가 시장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오직 포퓰리즘에만 휘둘리고 있다. 경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주식백지신탁제 등을 통한 경제인 발목잡기와 사유재산제에 대한 경시 태도를 자랑스러워하는 풍조마저 있다. 그뿐인가. 부유층에대한 사회적 반감은 반기업정서로 연결되고 결국 국민의 경제하고자 하는 마음을 파괴하고 있음을 돌아보려하지 않는다.

좋든싫든 이 부총리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경제계 역시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발언은 경제정책과 방향을 진단하는 리트머스나 다름없다. 한국경제가 기로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을 지울 수 없다.

기사 게재 일자 200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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