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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논란,우리軍만 탓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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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07-24 ㅣ No.69212

NLL논란,우리軍만 탓하나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교신 내용 보고 누락을 둘러싼 논란이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로 일단 수습됐다. 그러나 관련자에 대한 경징계로 마무리된 이번 사건이 그동안 왜 그토록 큰 파장을 일으켰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 NLL 논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난 6월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합의한 핫라인의 작동 여부는 남북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며, 국민과 대통령에게 하는 군의 보고는 정확성이 생명인 만큼, 보고 누락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청와대의 견해는 당연한 것이다.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핫라인을 개설키로 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합의였다. 특히, 이번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은 핫라인 가동 여부가 실제 상황에 적용된 첫 번째 사례인 만큼 이에 대해 정확히 보고가 이뤄졌어야 했다. 따라서 보고 누락에 대한 진상 조사 및 문책은 적절한 조치였다.

문제는 청와대가 자신들이 제시한 원칙에 걸맞게 행동했는가 하는 점이다. 첫째,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핫라인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남측의 노력은 물론 북측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미 밝혀졌듯이 북한 경비정은 “중국 어선이 남하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고, 답신 시간도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북측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했고, 이런 태도는 정치적 논란의 원인이 됐다. 정부는 북측의 문제점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가 그토록 중시하는 핫라인이 앞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청와대 자체도 이번 사건에 대해 보다 신중히, 그리고 정확히 국민들에게 보고했어야 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방부가 교신 내용이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이뤄졌는지 정확히 파악하지도 않은 채 “북측 경비정의 무선 내용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마자 이를 발표하고 공개적으로 진상 조사에 나선 것은 적절치 못한 처신이었다. 이는 마치 우리 군에만 잘못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군이 자신들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해 기밀 사항까지 유출케 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파문을 보면서 우려되는 것은 청와대가 외교안보 현안을 너무 남북관계에만 초점을 맞춰 처리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북한은 화해 협력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이중적 존재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것은 군 본연의 임무인 만큼, 그런 군의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만을 앞세워 그들의 사기를 꺾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미 올해 초 청와대가 비슷한 성격의 사안으로 외교부와 갈등을 빚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문제는 앞으로 우리의 외교안보 전략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심각히 논의돼야 할 것이다.

물론 남북 화해 협력의 진전과 평화 체제 구축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다. 그러나 이는 남북관계 자체만으로는 풀릴 수 없다. 한·미관계 등 국제 정치적 환경, 여론 수렴과 같은 국내 정치적 여건, 그리고 튼튼한 안보 태세가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와 관련, NSC의 역할을 새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군사 안보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국방부, 외교관계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외교통상부, 그리고 남북 화해 협력을 중시하는 통일부의 의견을 ‘조정’하는 것이 바로 NSC의 역할이다. 만일 NSC가 이 가운데 한 가지 입장만을 중시한다든지, 다른 주무 부처의 의견을 압도하려고 한다면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은 삐걱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홍용표/한양대교수 국제정치학
기사 게재 일자 200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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