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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조선>, 우익단체집회가 '가뭄에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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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욱 [pm707] 쪽지 캡슐

2004-10-07 ㅣ No.72193

<조선>, 우익단체집회가 '가뭄에 단비'?
[국보법 보도비평 10] 시위규모 늘려 대대적으로 보도..선정, 선동적 편집 '눈살'
     
▲ <조선일보> 10월 5일자 1면.
ⓒ2004 조선일보 PDF

한동안 지면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국가보안법이 5일 일부 보수 기독교단체와 우익단체들이 주도한 ‘국가보안법 수호 국민대회’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나라당 내부 혼선과 추석연휴가 겹치며 ‘국보법 사수’를 잠시 묻어두는 듯 했던 보수신문은 집회관련 기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국보법 존치가 대세인 것처럼 몰아갔다. 이들 신문은 집회규모를 내세워 국보법 사수의 정당성을 찾으려는가 하면 불안심리 조장으로 보수층 결집을 시도했다.

위기감 조성하며 구시대 논리 반복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이날 대대적인 보도량과 함께 편집, 표현 등에서 집회를 부각시켰다. 또한 북의 위험을 과장하는 보도를 병렬 배치, 위기감을 조장하는가 하면 반정부시위를 부추기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다.

'일부 종교·우익단체 국보법수호 집회 관련보도'

신문

1면 제목

사회면 제목

참가단체와 규모

경향

 

보수단체 국보법 사수집회 (사진) 

보수단체 10만 도심시위 120여개 종교단체와 보수·우익단체
동아 10만여명 “국보법 사수”함성(사진) “노무현정권반대”최대규모 시위 (3면) 보수원로를 포함한 시민단체와 종교계 인사등 10만여명
중앙

보수단체 10만여명 서울시청앞 집회(사진)

“보안법 폐지 추진  국민불안감 증폭” 160여개 종교·보수단체소속 회원 10만여명
조선 시청앞 메운 ‘나라걱정’(사진)
“국보법 수호”대규모      시민집회 (기사)
사진

“‘청와대 가자’ 노정권 최대 반정시위/‘국보법 수호’ 밤거리 질주..경찰, 물대포 저지

300여 사회종교단체 회원과 시민 10만명
한겨레 보수단체 대규모 집회/일부 경찰과 몸싸움 "부시 축복“기도...”노정권 타도“구호 보수성향 종교단체와 우익단체

ⓒ 오마이뉴스 신미희

먼저 조선일보는 1면의 절반을 할애해 <시청앞 메운 ‘나라걱정’>이라는 제목 아래 매우 큰 사진(기사 포함)을 싣고 <“미군없이 한국군 단독방어 땐 남침 16일만에 서울 함락”> 기사를 나란히 배치했다. 그 아래는 북을 긍정적으로 서술하고 남한의 독재·부패를 부각시킨 내용의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가 절반이 넘는다며 보수층 위기감을 자극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발표를 중심으로 쓴 <“미군없이 한국군 단독방어 땐 남침 16일만에 서울 함락”> 기사의 경우 모의실험 결과 중 발생가능성이 가장 낮고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는 국방부 해명이 이미 있었다.

다른 신문의 경우 싣지 않거나 작게 보도할 정도로 의미가 없는 내용임에도 1면 기사에 이어 3면 해설기사까지 덧붙여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불안심리를 조장하려는 의도로밖에 보기 어렵다.

<조선>, 불안심리 조장하는 선동적 기사 부각

조선일보의 사회1면 머릿기사 <“청와대가자” 노정권 최대 반정시위/‘국보법 수호’ 밤거리 질주..경찰, 물대포 저지>는 기사내용 뿐 만 아니라 편집이 지나치게 선정적, 선동적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군대는 울타리 국보법은 대문 대문을 없애면 안방 점령한다”는 내용을 빨간 바탕의 상자에 넣어 기사 중간에 배치하고 피 묻은 시민의 모습과 경찰의 물대포 발사 장면을 나란히 실어 경찰측 진압을 부각시켰다. 또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활활 불타고 있는 모습을 실어 선정적인 보도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내란을 선동하는 듯한 칼럼을 게재한 바 있는 류근일씨는 <어제의 국보법, 오늘의 국보법>을 통해 자의적인 상황인식과 교묘한 왜곡을 구사하며 또다시 국보법 수호를 외쳤다.

류씨는 80년대 들어 “‘갈데 까지 간’ 계열-볼세비키나 위수김동(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이 운동의 주조종실을 가로채고‥그 음습한 증후군이 회심의 운전대를 잡았다”고 낡은 레퍼토리를 반복한 뒤 “민주화가 왔다. 이후로는 국가보안법이 더 이상 “나는 그렇지 않다”는 계열까지 ‘고무찬양동조’로 엮어서 감옥으로 보내는 일은 없어졌다”며 “북한의 ‘남조선 혁명’ 역량과 남한의 ‘갈데까지 간’ 증후군은 계속 축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10월 5일자 A13면.
ⓒ2004 조선일보 PDF

<동아>, 선정적 편집에 이율배반적 보도

동아일보는 선정적인 편집과 이율배반적 보도태도를 보였다. 동아일보는 사설 <국보법 문제 민의 따라 매듭지어야>에서 “경위야 어떻든 국보법 존폐논란이 이런 식으로 장외에서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면 오른쪽 사진설명에서는 “이들은 '국보법 폐지는 북한 공산세력에 대한민국 파괴의 면허증을 주는 국가적 자살행위'라고 주장했다”는 자극적인 내용을 달았다.

또 다른 신문들이 사회면에 관련기사를 배치한 것과 달리 동아일보는 3면에 전진배치하고 1면 사진설명을 되풀이해 보도했다.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물대포를 쏘는 장면과 시민의 항의 모습, 불붙은 인공기 사진도 실었다.

사설에서는 장외집회에 대해 옳지 않다는 식으로 주장하면서도 편집과 기사에서는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중앙일보는 사설 <왜 보수진영이 거리로 나오나>를 통해 집회가 열리게 된 책임을 정부에 돌렸으나 민심을 이반시킨 여야 정치권의 각성을 동시에 촉구해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집회의 폭력행사 등을 지적하며 다른 신문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조선>, 참가자 규모 늘리고 폭력시위 외면하고

참가자의 규모와 시위과정에 대한 과장, 편파가 가장 심한 것도 조선일보였다. 1면에 시청앞 군중 사진을 가장 크게 처리하고 관련 기사에 <경찰추산 10만 여명” 주최 측 “30만 명”>이라는 작은 제목까지 달았다. 참석규모를 부풀리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조선일보는 또 “시민과 300여 사회. 기독교단체회원”들이 참여했다며 “원로들이 공동회장을 맡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구국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범국민적 대회로 진행됐다”고 보도하는 등 ‘시민’, ‘국민’을 애써 강조했다. 사회면에는 이례적으로 참가단체 명단을 일일이 싣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는 160여개, 120개 단체라고 보도한 중앙일보, 경향신문과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종교단체와 보수단체들이 참여한 집회의 성격을 불확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조선일보는 시위과정에 대한 보도에서 “참가자들은 대통령에게 항의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으며 경찰은 시위대를 전경버스로 가로막고 물대포까지 쏘는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며 경찰이 과잉진압한 것처럼 보도했다.

반면 돌멩이를 던지고 전경버스 위에 올라간 시위 참가자들의 돌출행위는 전혀 보도하지 않은 채 “경찰이 먼저 물대포를 발사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민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1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일부 흥분한 시민들이 경찰을 향해 각목을 휘두르려 했으나 다른 참가자들이 제지해 과격집회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다 이를 막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맞섰다”는 중앙일보 보도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더욱이 사회 1면 머릿기사 <“청와대 가자” 노정권 최대 반정시위/‘국보법 수호’ 밤거리 질주..경찰, 물대포 저지>에서는 ‘가자’ ‘질주’ 등의 표현을 사용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우리는 과거 탄핵집회나 노동자 집회에서 시민의 교통불편과 시위대의 과격행동을 부정적으로 부각시켰던 이들 신문의 보도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낡은 이념 '국가보안법'을 지키기 위해 그간 되풀이했던 폭력불가 원칙까지도 폐기처분하는 모습에서 종이신문에 대한 신뢰가 왜 떨어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고 있다.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 언론대책팀 대책위원은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은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협동사무처장, 오동석(민주주의법학연구회) 아주대 법학과 교수, 김진(민변) 변호사, 김명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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