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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북 영천에 있는 육군 3사관학교에서 군종특수장교 훈련을 받을 당시 외박 때 동료 신부님들과 함께 대구의 극장엘 갔습니다. 일반 사병보다 더 짧게 머리를 깎인 우리 다섯 명의 군종신부들은 나란히 좌석에 앉았지요. 그런데 우리의 앞, 뒤, 옆 모두 젊은 남녀 커플이 앉더군요. 그리고는 어디선가 “자기야, 쟤네들 군바리인가 봐. 호호호 군바리도 영화 보러 왔네. 불쌍하다 그치”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군바리 주일’이 아니라 ‘군인 주일’입니다. 우리는 흔히 “군대 갔다 오면 사람 된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군대를 갔다 오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군인은 본래 내 사랑하는 아들, 동생, 친구입니다. 20대 초반의 나이로 부모 형제를 떠나 군이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제도 속에서 살아야 하는 24개월간의 군생활은 젊은이들의 장래는 물론, 국가의 장래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바로 이 외롭고 힘든 때에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신앙을 갖고 정신적으로 안정을 취하여 군생활에 더욱 충실하도록 돕는 것이 군종 사제들의 역할입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알파요 오메가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요 사랑이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봉헌 때 바쳐지는 1000원짜리 한 장, 그리고 군대에서 우리 사병들이 먹는 초코파이입니다. 초코파이는 늘 부족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군인들에게 더 부족한 것은 자신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 줄 사랑과 정이 아닐까 합니다.
하느님이 외로워 보이는 아담을 위해 하와를 만든 것처럼, 국방의 의무에 충실한 아름다운 사람, 군인에게도 사랑과 정을 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외로움을 함께 나누어주실 참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주시지 않겠습니까.
박기석 신부 (천주교 군종교구 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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