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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폐기 후 대안'- 국민과 '自尊心게임' 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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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0-14 ㅣ No.72748

'국보법 폐기 후 대안'- 국민과 '自尊心게임' 하자는 것인가

우리사회는 최근 헌재(憲裁)와 대법원 판결에 이어 '사회원로들의 시국선언' 및 '보수세력의 10·4 반대시위' 등을 통해 대다수 국민의 '국보법 수호' 의지가 강력하게 표출되었다. 진보적 입장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마저 '국민합의에 바탕을 둔 접근'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은 '국보법 폐기'로 당론을 매듭지었다. 그리고서 제시된 것은 형법보완형식의 3개 시안과 1개 대체입법 안(案)이었다. 4개안- 어느 것이든 국민의 여망은 전혀 안중에 두지 않는 무모함이 두드러져 보인다.

이들 대안에서는 북한을 '정부를 참칭(僭稱)하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현행 국보법 2조를 삭제하고  '국헌(國憲)문란 또는 국법질서 문란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 등의 새로운 개념으로 대체하는 방법이 원용되었다.

형법 보완 안(案)이 채택될 경우 반국가단체 개념을 현행 헌법의 국토조항에 따라 북한을 적국(敵國)·준(準)적국·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 어느 것으로 대체하든 북한을 위한 간첩행위를 '간첩조항'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형법 87조 내란죄 산하에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國憲)을 문란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를 처단한다'는 조항 신설 또는 형법 102조를 개정하여 북한을 준(準)적국으로 간주하는 내용의 신설 역시 국보법 제정의 기본정신과 본질을 훼손하는 편법이다.

여권(與圈)은 집권 이후 북한을「교류협력의 대상」으로 보고있는데 반해 국가보안법은 북한당국을「반국가 단체」로 규정하고있어 '상황의 2중성'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서 적대적 대치 속에서도 화해-교류를 추구해야 하는 2중성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오히려 이를 너무 거북스러워하는 것 자체가 '도식적(圖式的)인 사고(思考)'로 지적받아 마땅할 것이다. 정부가 이점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야할 필요가 없는데도 여권(與圈)이 유독 그런 발상을 고집한다는 것은 편견이고 오기(傲氣)이다.

법 체계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지만, 현재의 북한은 최선의 해석을 내린다 해도 '껴안아야 할 상대방'이기 이전에 '우리의 주적(主敵)'이 아닌가. 이런 과도기적인 인식이 불편할 것은 없다.

우리는 그간 북한과의 이런 이중적 위상(位相)과는 무관하게 금강산관광 개성공단개발 경제지원 등을 아무런 불편 없이 수행해왔다. 이런 요소가 하등의 장애가 되지 않았다. 북한 역시 대남혁명정책의 변화 없이도 금강산관광으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전(全)세계에서 유독 냉전상황이 지속되고있는 엄혹한 대치국면에서 국보법 존치로「최대한의 안전망」을 설치해야 하는 현실을 우리는 숙명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국보법 개정방향을 논의함에 있어서 우리가 처한 특수상황에 비추어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線)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우리 안보를 침해하는 행위'를 규제하는 쪽으로 중심축(軸)을 옮길 수 있을 뿐, 그 이상의 양보는 있을 수 없다. 북한당국과 그 추종자들의 도발이나 음모는 철저히 발본색원되어야 하고 응징되어야 한다.

국보법 폐기 후 대안(代案) 마련은 '꿩도 매도 아닌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경우일지라도 기존 국보법의 존치를 전제로 한 개정이어야 한다. 헌 누더기나 다름없는 현행 국보법을 강화는 못할망정 폐기되어야 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국보법 폐기는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안보(安保)형사법으로서의 '국보법 존치'의 기본정신의 훼손을 의미할 뿐이다.

정부가 대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국보법 개정이 전제(前提)되어야 할 일은 없다. 국보법은 우리 체제를 지키기 위한 것일 뿐, 정부의 대북정책과는 무관하다. 우리만 유독 국보법 문제를 대북정책의 큰 흐름 속에 포함시켜 일체화하고자 하는 경직(硬直)된 사고를 고집할 이유는 없다.

집권여당이 최근 국민의식 심층조사 실시결과 '국보법 개정·보완' 지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진보적 그룹까지도 절반 정도가 폐지보다는 개정·보완을 선호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가보안법의 폐기 관철'은 민심의 대세(大勢)를 거스르는 것임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러고도 후속조치는 이처럼 엉뚱했다. 그 배경은 친북세력이 마음껏 소신을 펴고 행동할 수 있는 '합법적인 공간'을 공공연하게 확보해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국민의 소리를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라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80% 이상의 국민이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그런 무모함을 보이는 것은 국민의 뜻을 배려하는 정치가 아니다. 정치(正治)와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말해 국민을 상대로 한 '오기정치'이고 '자존심(自尊心)겨루기'가 아닌가. 그것이 국보법 폐지를 밀어붙일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국가안보는 그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하는 국가적 명제(命題)이다. 여권은 국민의 이념적 정서를 중시하여 '국보법 폐기' 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최소한의 개정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영원히 여당을 등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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