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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법이 살아 있어서 수도이전 문제를 놓고 이 나라의 헌법재판소가 주먹을 한번 크게 흔들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열린우리당이니 노모니 하는 자들이 법에 어긋난 일을 강행하려다가 그 주먹 일단 크게 한 대 얻어맞고 뺨을 비비고 있는 사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수도 이전 계획이나 결정이 위헌임을 밝힌 헌법재판소를 비난 하는 자들은 모두 법치국가에 살 자격이 없다. 얼마 전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탄핵안을 193대 2로 의결한 국회의 결정을 2달 쯤 뒤에 기각해 버렸을 때 그 탄핵안의 가결을 갈망하던 상식 있는 시민들은 아무 말 없이 헌재의 결정에 승복했던 사실을 잊어서는안 될 것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그런 식의 생활태도는 비겁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오늘의 노 씨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참여정부와 그 추종세력은“죄송합니다. 잘못을 시인합니다. 거듭나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라고 하지는 못하고 구구한 수작을 늘어놓으면서 “이럴 수가 있느냐”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헌재를 노려보는 그 꼴은 참아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이미 대세는 결정됐는데 계속 잔꾀만 부린다면 앞으로 더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될 것을 엄숙하게 경고하는 바이다.
김동길 /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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