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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점상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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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범 [riufsc] 쪽지 캡슐

2004-10-27 ㅣ No.73615

눈시울 붉힌 41세 장애인 노점상의 사연
[머니투데이 2004-10-26 17:35]

 


[머니투데이 반준환기자]선천성 장애와 어려운 생활환경을 극복하고 노점생활을 통해 16년만에 1억원의 돈을 모은 신용협동조합원이 저축의 날 훈장을 받아 화제다.

신용협동조합 중앙회는 26일 신우신협 최상길 조합원(41세)이 제41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선천성 언어장애와 신체장애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엄마' 이외의 말은 발음이 거의 불가능하다. 주위 사람들의 통역이 있어야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주위의 냉대로 초등학교 1학년이 마지막으로 받은 정규교육이 됐다. 이후 넝마주이를 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독학으로 한글 읽기와 쓰기를 익혔다.

그는 스무 살이 되던 해인 1984년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는다. 4만원에 손수레 목마를 구입해 주택가를 다니면서 아이들을 태워 주고 요금을 받는 일을 시작한 것. 심성이 착하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았으며 이후 초등학교 앞에서 풍선이나 장난감, 휴지 등을 파는 것까지 일을 넓혔다.

독실한 종교생활을 하는 그는 1989년에 성당앞에서 조합원들에게 예금을 받고있던 신협직원들을 만나게 된다. 이후 신우신협 김종국 상무(당시 과장)과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해 가며 거래를 시작했으며 16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신협을 방문해 그날 번 돈을 예금했다.

안종수 신우신협 과장은 “최상길 조합원은 한번 예금한 돈은 절대로 인출하지 않습니다. 예금만기가 도래하면 만기에 받은 이자를 더하여 다시 예금하는 것이 최씨의 습관”라며 성실함을 칭찬했다.

사용했던 통장만 100개가 넘으며 현재 1억원 이상의 예탁금 잔고를 유지하고 있지만 남모르게 울었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최 씨는 “원래 노점이라는 것이 텃세가 심해 다른 노점상인에 의해 쫓겨나기도 하고 매를 맞아 머리가 깨진 경우도 있었다"며 "병원비 때문에 병원도 가지 못하고 의사가 아닌 민간 무면허 시술자에게 머리를 꿰매기도 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주위의 불우이웃 돕기에도 적극적이다.

10년 전부터 성당의 노인회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행사 도우미로 봉사를 하고 있다. 육체적인 후원은 어려운터라 가톨릭시각장애인선교회, 성골롬반선교회, 작은 예수회, 의정부 2동성당 연령회, 빈센치오 등에 매월 2000~3000원씩 돈을 보내는 방식으로 수년간 후원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신우신협에 익명으로 불우이웃돕기통장을 개설해 매년 20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저축우수조합원상으로 나온 오리털잠바도 불우한 노인에게 전달했다.

최씨는 "마흔을 넘기자 손수레 장사일이 힘에 부치고 장애로 몸이 더욱 힘들지만 걸을 수 있고 일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현재의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삶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반준환기자 abcd@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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