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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깊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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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1-26 ㅣ No.75328

가슴에 깊은 물
▲ 가슴에 깊은 물 (마른 풀잎과 펜드로잉, 2004)

몸이 힘든 건 참아도 마음이 힘든 건 참지 말라 하더이다.
머리로 참아야 하는 건 견뎌도 가슴에서 우는 건 누르지 말라 하더이다.
착한 건 독毒이라 하더이다. 자신에게도 상대에게도 독이 된다 하더이다.
정직한 게 지금은 힘들어도 서로에게 유익이라 하더이다.

가슴에 깊은 호수가 생기기 전에
끝을 볼 수도 없는 우물이 생기기 전에
마음에 비가 오거든 그대로
감추지 말고 투닥투닥, 첨벙첨벙,
실컷 소리나게 내버려두고
희로애락 비켜가려 하지 말고
제발 웃는 척 좀 그만 하여라,
하더이다.

너 있는 그대로 아름다우니
화 내는 것도 우는 것도 짜증내는 것도 아름다우니
제발 착한 척 좀 그만 하여라,
하더이다.


 
백은하 / 글·그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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