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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북한이 서로 교류하다 보면 통일에 다가서 있을 것”: 소설가 이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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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여향 [cpark] 쪽지 캡슐

2004-11-30 ㅣ No.75595

 뉴욕(외신 종합)---“정치권에서 거창하게 통일을 외친다고 남북이 하나되는 것이 아니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건설 등 남북한이 서로 어울리고 한솥밥을 먹을 기회가 많아지면 어느 순간 통일에 다가서 있는 우리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의 작품 활동도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소설가 이호철씨가 11월 29일 뉴욕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치 현실에서 작가들의 정당 가입과 정치 참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며 “다만 나는 정당 가입을 통한 직접적인 정치참여가 아니라 작품 활동을 통해 간접적인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작소설 `남녘사람 북녘사람(Southerers and Notherners)’과 단편 소설집 `판문점(Panmunjom)' 영어 번역판 출간 기념 행사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소설가 이씨는 뉴욕한국문화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또한 “나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인본주의이며 인간주의적 접근 방식으로 분단 문제를 해석하고 있다, 분단의 현실을 직접 체험한 내 이야기는 미국의 독자들에게도 호소력이 있을 것이다. 좋은 번역 작가를 만나 제대로 된 한국 문학을 영어권 독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면서 현지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했다.

 

이번에 번역 소개되는 이씨의 작품 14편 가운데 11편을 번역한 시어도어 휴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다양한 작품 세계를 지니고 있고 남북 문제를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 교수의 작품을 번역할 수 있게 된 것은 영광"이라면서 "그 동안 영어권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한국 문학 작품은 거의 없었으나 이씨의 작품은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스 교수는 "이씨의 작품은 특수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면서 "번역에 어려움을 안겨 줄만큼 다채롭고 다양한 언어와 변화무쌍한 문체는 특수성이며 휴머니즘을 추구한다는 점은 보편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의 작품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휴스 교수는 "일본 문학의 경우 일단 대학 문학 강좌에서 교재로 채택되도록 하는 노력을 집중한 뒤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단계적 접근법을 택했고 이는 일본 작가 두 명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노벨상보다는 영어권 독자들에게 작품 세계를 알리는 일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씨도 "노벨상에 관심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고 준다면 감사하게 받겠지만 상을 위해 나서서 설쳐대고 로비나 한다면 받을 상도 못 받을 것"이라면서 "나는 묵묵히 작품활동만 계속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작품 세계가 `탈향(1955년 데뷔작)'에서 시작됐다면 마무리는 `귀향'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에 미국에서 출간되는 두 권의 작품집에 담긴 소설들을 통해 이미 `귀향'의 과정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씨의 작품은 이미 폴란드,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멕시코 등 6개국에서 번역 출간됐지만 영어로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앞서 자신의 작품이 출판됐던 나라에서 현지 언론이나 문학인, 독자들과 만난 경험을 들어 한국의 분단현실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킬 주제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다른 모든 말을 떠나 내 자신이 서울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거리인 원산에 두고 온 부모와 형제들의 생사도 모른 체 50년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하면 외국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고 소개했다.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고등학생으로서 인민군에 징집됐다 포로가 되기도 했던 이씨는 그 해 12월 혈혈단신으로 월남해 부산에서 부두 노동과 국수 공장 직공, 미군 경비원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했고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분단현실에 천착한 작품을 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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