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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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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2-05 ㅣ No.75932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대림2주간입니다 .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어느 날 마음 한가득 바람이 일어나서 낙엽 지는 거리나 고궁으로 들어서게 되면 벌거벗은 체 습한 대제 위에 온 몸을 던져 드러누운 나뭇잎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즐비하게 늘어선 나무사이를 조심스럽게 한발자국 한발자국 거닐면서 매 마른 낙엽을 밟으며 거니노라면 발 밑에서부터 아삭 아삭 낙엽이 으깨지는 소리에 또 한번 인생의 쓸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고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돌아서면 남이 되기에 쉽사리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함이 아쉽기만 합니다. 그럴 때, 땅 위에 처연하게 나뒹구는 나뭇잎을 보며 고독한 가슴을 쓸어보십시오. 하느님의 창조는 신비로운 것이어서 빛 바랜 낙엽은 말이 없어도 서로를 부둥켜안고 가만 가만히 귓속말로 유전(遺傳)을 전해 주는 걸 마음으로 깨달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발버둥치고 온갖 것을 다 만들어 낸다고 야단이지만 한 생을 살다 문드러진 몸으로 드러누워 흙으로 돌아가는 날, 과연 나뭇잎과 같은 청량한 삶을 살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나뭇잎은 하느님의 창조원리에 따라 순응하며 죽음으로서 다시 삶을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들은 죽어서 다음 살아 나올 새순을 위해 자신의 몸을 썩혀 거름이 되고 있는데 더한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 지성과 감성까지 축복의 선물로 받은 우리 인간은 오직 나만을 위해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이따금 살아가는 일이 쓸쓸해질 때, 낙엽 지는 거리로 나서서 다음 세대를 위해 빈자리 마련하는 나뭇잎 하나를 만나 정녕 하느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깨달아봄은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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