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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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 타박 타박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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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 타박 타박네야
한 해의 끝자락에 절친한 지인으로부터 송년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서슬 푸르던 유신독재의 암울한 사회 상황을 노래로 풍자하여 억눌린 소시민들의 심금을 달래주던 통기타 가수 서유석의 디너쇼였다. "타박 타박 타박네야 ~~ "라는 가사와 함께 구슬픈 가락을 따라 그 시절을 아파했던 기억이 아니더라도, 20년도 훨씬 더 넘은 그 때로 훌쩍 되돌아간 것처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연회석을 둘러보니 좌석을 꽉 매운 사람들의 대부분은 중장년 연배로써 이 사회 각 분야의 지도계층들일 것이라고 추측되어졌다. 환갑이 넘은 청년 가수가 쇼의 시작에서 미리 그 뜻을 알렸던 대로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들을 노래로라도 달래주고 싶었을 만큼 그 자태와 안색들이 어쩌면 그렇게 다들 하나같이 굳어지고 지쳐 보이던지 그 사회계층만의 고유한 도도함 같은 거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귀에 익은 옛 노래들에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즈음, 낯선 노래 가사의 한마디가 나로 하여금 허탈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지금 그 가사를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내용은 대충 이렇다. 장성한 아들과 함께 밥상머리에서 세상 이야기를 나누던 아버지가 '네 놈이 알고보니 빨갱이였구나 …… '라고 호통치며 상을 뒤집어엎는다는 가사였는데, 그 노래를 듣고 있는 나의 마음은 그 해학의 씁쓸함에 허허로웠다. "빨갱이 …… " 어린 시절, 아버지는 큰딸인 나와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겨하셨다. 그러다가 유신독재 종말에 이어진 군사정권의 서막과 함께 대학에 입학한 나는 그런 아버지와 늘 의견이 대립하여 삐딱한 반항을 해대기 일쑤였지만 그래도 그런 나를 아버지는 빨갱이라고 몰아붙이진 않으셨다. 그런데 이젠 많이도 늙으신 내 아버지가, 이즈음 부쩍 두 아이의 어미이자 한낱 가정주부인 나를 빨갱이 족속이라며 자주 빈정거리시곤 한다. 18세의 학생 신분으로 참전하여 공산군과의 사투를 겪어내신 내 아버지의 노심초사를 이제 나는 백 번도 더 이해해 드리고 싶다. 하지만 이 땅에 빨갱이 논쟁이 끝나려면 앞으로도 한 오십 년쯤은 더 지나야 할까? 새 대통령이 당선되던 날, 뜻이 맞는 동네 사람들과 포장마차의 조촐한 축하자리에서 흥겨워하던 기억과, 대형 화면을 통해 취임식을 딸아이와 함께 지켜보며 설레던 기대가 너무 멀리서 아른거려온다. 이상주의자인 나에게 새로운 꿈이 하나 더 생겼다면 이렇게 벅차게 당선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날,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거였는데 …… 성급한 속단으로 치달리는 사람들의 매서운 질책의 소리에 한없이 위축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해방 후 이념전쟁의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은 나라 …… 격변의 세월 속에서 진정으로 사람답게 사는 일에 대한 가치를 튼튼하게 뿌리내리지 못한 슬픈 백성들이 모두 이 시대를 살아내야 하는 힘겨움에 지쳐있는 것 같다. 지난날 투쟁과 쟁취의 논리에서 벗어나, 다함께 지켜내지 못하면 나 역시 홀로 살 수 없다는 공존의 이해관계를 기득권층이 지혜롭게 터득해야 할 때가 아닐는지 반성해본다. 이렇게 생각하는 나를 보고 내 아버지의 세대들은 빨간 철부지 나부랭들이라고 혀를 끌끌거리실란가 …… "무화가 나무를 보고 배워라"(마태 25,32)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 신앙인들만이라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세상이 돌아가는 꼴을 넓고 크게 멀리 관조해 보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지 생각해본다. 타박 타박 타박네야 …… 가는 길이 너무 힘에 겨우면 좀 쉬어간다 한들 누가 뭐라 하랴마는, 다들 너무 빨리 급하게 여기까지 몰고 온 후유증을 조금은 더 오래 견디어 내야 할려나보다.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후원회 소식지 1월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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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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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148 | 세상에 이런 일이 ……|1| | 2004-12-31 |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
| 77147 | 신부님, 많이 바쁘신가요? | 2004-12-31 |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
| 77146 | 타박 타박 타박네야 | 2004-12-31 |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
| 77145 | 새해에는 하루에 단 5분이라도 | 2004-12-31 |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
| 77144 | 새해아침 -요한 신부님-|1| | 2004-12-31 | 강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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