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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난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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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이 [piasong] 쪽지 캡슐

2006-04-09 ㅣ No.97866

한주간이 로마의 모든 박물관과 문화유적지들이 공짜인 문화주간이라 5년동안 들어가고 싶어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보르게제 박물관에 예약을 해 놓고 친구들과 함께 고추장에 대충 버무른 밥을 김으로 둘둘 마른 김밥을 먹고 있는데 개들이 몰려 온다.

너무 많은 개들이 종류도 다양하게 왔다가 가는데 순간 당황을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김밥을 안 먹을 수 있는가! 먹고 나서 커피를 마시러 가는데 조그만 게시판에 "qui giocco io!" 라는 말과 함께 귀여운 개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다. 개판이라고 하면서 밥을 먹었는데 정작 우리들이 개들의 영역에서 밥을 먹은 것이다. 그 말 그대로처럼 "여기서 난 놀아요!" 그 지역만 많은 개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었다.

 

보르게제 박물관이 항상 예약을 해야 하기에 이번에도 기회를 놓치는가 싶어 예약을 위해 노력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안내 없이 돌아보려고 하는 사람은 그냥 가서 예약을 하면 된다고 해서 갔더니 오후 마지막 시간인 5시에 시작하는 것을 친구가 예약해 놓고 김밥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밥을 먹고 난 뒤에도 시계는 1시에 머무르고 있었다. 빌라 줄리아를 찾아가기로 했다. 보르게제공원안에 안내판이 있었다. 빌라 줄리아는 공원안에 있지 않고 공원밖의 트람 3번 종점에 있었다. 가는 길에 Caffe' delle arti라는 궁전같은 커피점에서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 다시 갈 생각이다. 이 지역만 유일하게 그 흔한 징가리도 없고 아주 조용하다 - 빌라 줄리아를 찾아가니 그곳이 로마관광안내책자에서 로마시대 전에 존재했던 Estruris 인들의 유적지를 발굴한 유물들을 모아온 곳이었다. 로마를 관광하신분들은 부부가 관위에 함께 웃으면서 거의 누운자세로 포즈를 취한 조각상을 보았을 것이다. 그 조각상이 입구 맨 처음에 놓여있었다.

 

항상, 그 신비한 미소에 매료되어 한번 보기를 기대했었는데 우연치 않게 남는 시간을 때우러 들어간 박물관에서 보게 된것이다. 빌라 줄리아는 작으면서도 아담한 박물관이었다.

 

보르게제박물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커피를 빵과 함께 Caffe' delle arti에서 마시고, 보르게제 박물관 밑에서 표를 받고 가방을 맡기고 - 아무것도 들고 들어가지 못한다 - 지도를 받아 들고 단 두개의 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으로 들어가니 참, 우아하다. 첫 번째 방에 그 유명한 파올리나가 반라의 자세로 우리를 맞이한다. 난, 개인적으로 아폴로와 다프네, 그리고 페르세포네를 너무 보기 원했는데 화려,우아, 부드러움 그 자체였다.

 

2층에서 본, Conte가 그린 루크레지아와 클레오파드라도 인상적이었다. 이름만 다를 뿐 같은 화가에 의해 같은 인물이 그려진 것이다. 거의 비슷했던 두 사람의 인생이....

 

한시간 반동안의 관람을 뒤로 하고 나오면서 시원하게 뻗은 박물간 앞길을 걸으며 하루가 지남에 감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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