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와 멍청한기요?~ ♬~(순례길58처 여사울,대흥봉수산,홍주~) |
---|
"반석아부지~ 이 딸래미가 멍청해 졌네요. 와~ 암말도 안하노 말이요?" "요"~ 짜가 끝나기도 전에 ~ "~~과 희망의 도시 부천시입니다~"***네비게이션 딸래미 .... "응? 뭐래요...~! 아이구~ 옴마야 아하우우~하하하~! 배꼽빠져 죽겠네...!! 우째 이런 일이..... 주일아침 7시미사 끝나고 달려가는 외곽순환도로길에서 일어난 일이다. 한참을 침묵으로 조용하던 네비가 할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와~ 멍청하요?" 라며 사람흉내를 잘도 내더라~^^ "형님. 오늘은 비가 억수로 온다는데 순례길 떠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던 어떤 형제님의 말에 "응. 이때껏 경험으로 보면 아마도 비가 안올거야" 라며 응수하던 할배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 그것도 교만이라요 고만 하이소" 주일 아침 이른시간 차가없는 도로를 달려가는 시원스런 기분은 예산군 신암면 신종 여사울길에 자리한, 충청도의 첫 천주교 신자인 이존창(루도비코)의 고향 여사울 성지에 다 도착하도록까지 날아올랐다.
조선 신앙인의 뿌리와 같은 사람이며, 내포지역의 사도라 불리었던 이존창할아버지의 손녀딸과 생질녀 모두의 피가 김대건신부님과 최양업신부님의 가계에 대물림 되어 내려왔다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분이야 말로 조선천주교인들의 뿌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동네 한 가운데 조용히 엎드리고 있는 여사울성지는... 홍병주 베드로와 홍영주 바오로 형제 성인이 배출된 곳이고, 시복자 김광옥 안드레아와 아들 김희성 프란치스코의 고향이고, 첫신자 이존창을 기리는 기념 성당이 건립되어 있고, 인근에 또 옛 공소건물이 보존되어 있어 그 옛날 내포지방의 중심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던 신앙의 자취를 느끼게 하는 소박하고 옛스런 멋을 풍기는 아담한 성지이다.
예수님께 인사하러 들어간 작은 성전에는 신부님혼자 미사준비를 하시느라 분주하시다. 수녀님도, 봉사자도 , 복사도 안보이는 작은 마을의 성전안에 감도는 편안함과 멋스럽지 않음이 나그네를 머물게 하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으다.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길을 걸어오는 꼬부랑 할머니 도 정겹고, 1톤 트럭을 쿵쾅 몰고와 주차하는 품팔이꾼 아저씨의 서두름도 낯설지 않고, 신부님을 뵈러온 듯한 타지의 중년의 자매도 나 대지않는 친근으로 고개숙이는.. 모습들이....아른거려대는 주일 교중미사 30여분전 의 광경이다. 이존창 루도비코 순교자 할아버지의 고향땅을 떠나오는 오전나절의 시간... 하늘에 햇님도 구름속에서 까꿍 까꿍... 거려댄다. 대흥면 의좋은 형제길이 있는 동네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엔 온통 의좋은형제 결연이라도 맺은 동네인양 하다. 어릴적 국어책에 나오는 "형님먼저, 아우먼저~"의 고향 이라며 의좋은형제 공원도 있고, 볏짐을 서로 지고 나르는 형제 상도 정답다...
신유박해때 김정득 베드로 복자와 사촌 김광옥 안드레아 복자(여사울성지) 또한 같은 감옥에서 만나 신앙을 지키며 모진 고문을 당하다 두사람 모두 다른 장소에서 처형을 당하기위해 헤어지면서,
"내일 정오, 우리 천국에서 다시 만나세~"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순교했다는 전승과 함께 "의좋은 순교자 형제"로 이또한 높이 후손들의 귀감이 되어 전해지는 온통 의좋은 형제 마을로 훈훈한 분위기가 감돈다.
순교성지엔... 서슬시퍼런 대원군 박해시대의 옥사건물과 여러가지 모양의 형구. 형틀들이 즐비하게 대리석문양속 마당에 누워 그날의 참혹하고 잔혹스런 시간들을 증거하고 있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이웃하고있는 주차장 건너 한편엔 대원군의 척화비가 서있다. 뜰안을 들여다보며 "할배요~ 당신때문에 우리나라가 엄청 고생했다 아이요?~~" 그때나 지금이나 한시대의 지도자의 지혜와 슬기와 통찰력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를 역사는 증명해 주고 있다. 하나 무지랭이로 태어나 한생을 살고있는 리노할매는 행복하여라 ~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있어 다행이다. 햇볕이 내려쬐는 작은 뜰마당에 쭉 둘러있는 십자가의 길을 또 군소리없이 걸어가며 "아이구 따가바라.... 해야 구름속에 쫌 있다 나오믄 안되냐?" 구약속 니느웨땅 요나닮은 궁시렁거림이 튀어 나오려 한다.
성지위편 조립식 건물엔 주일미사가 끝났는지 어른 두세명과 아이들 두어명이 문을 열고 나온다. 신자라고는 그들이 모두인 모양인게 괜히 미안스러워 마주치지 않으려고 얼른 차에 올라 저 멀리 홍성의 홍주순교성지를 향해 또 달려간다. 홍성군 아문길 37-1에 있는 홍주순교 성지엔 6곳의 순교터가 있다. 고문과 재판으로 피가얼룩진 목사의 동헌과 진영장의 동헌, 감옥터., 조리돌림을 당한 저잣거리, 참수터, 십자가의 길로 이어진 생매장터가 있다.
충청도 첫 신자인 이존창베드로의 영향으로 복음이 활발히 전파된 홍주내포지역은 행정, 군사의 요충지인 홍주목과 진영이 있던 관계로 많은 순교자가 탄생하여 박해기간 내 무명순교자를 포함해 천명이 넘는 순교자를 탄생시킨 거룩한 땅으로, 열차순례지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한다. 참수터와 생매장터가 있는 커다랗고 긴 1.5킬로의 개천뚝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생생한 실제체험을 하는 것같은 마음으로 그날의 아비규환을 떠올리며 걸어갔다.
커다란 웅덩이에 사람들을 모두 던져넣고 묻어버리는 잔혹함... 한곳에선 또 사람들의 목이 땅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참수터의 아수라장들... 지금의 나는 상상할수도., 상상하기도 싫은 믿음과 삶의 생지옥이 천사들 나팔소리 울려대고, 황금빛 찬란한 하느님 옥좌앞에 마주할수 있는 기회의 시간., 천국행 티켓을따기위한 시간이라 하더라도 할매 믿음의 현재 시간은 도리도리 할것 같으다.
아! 참으로 고귀하고 위대한 말로 다할수 없는 신앙의 선조들앞에~! 할매는 몇번이라도 배교의 죄 저지르고야 말리라~!! 흑~
거꾸로 돌으나 바로 돌으나 6군데 성지를 다 순례하고 "허기가 져서 못살겠다는" 할배와 함께 차에 올라 싸가지고 간 늦은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김밥이 지루하다는 생각으로 하얀쌀밥에 완두콩 박고. 멸치볶음, 고기볶음, 무말랭이무침,. 미역줄기양파볶음, 묵은지김치,. 따끈한 미역국을 좁은 차안에서 먹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시간... 푸른풀밭이 아닌 좁은 차안의 공간! 밖에는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하기사 고양시 우리동네엔 종일을 비가 쏟아져 내린다더 만서도.. 할배의 예측대로 오늘 충청도 땅에선 여태껏 비를 만나지 못했는데... 남아있는 예산의 인언민 배나드리성지와 예산성당의 아름다움을 순례하고 가야 되는데....
이왕지사 왔으니 감곡매괴성지 때처럼 비옷입고 우산쓰고라도 다녀가야지... 뭐..!!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나니 눈이빤짝... 기운이 살아남을 다행스러하며 성지마당 공용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데 세상에~ 빗줄기가 약해지고있다니... "반석 아부지~ 참말로 와이카노~ 우리아부지 못말리겠네요. 이라믄 우찌 갚으라꼬..." 홍성과 예산을 넘나들며 이번에 달려가는 길은 배나드리 인언민 순교성인이 잠들어 계시는 질퍽질퍽 차가 빠지는 누런 평야길이다. 이런 좁다랗고, 푹푹 빠지는 길로 우찌 가라고 네비는 한참을 돌고 돌게 만드누나~! 야~가 아까처럼 갑자기 정신나갔나 싶어 휴대폰 네이버길로 안내받아 따라가는 길도 역시나 엉망진창의 늪지대 비슷한 꼬불탕 길이다. 굿뉴스에 등재되어 있는 배나드리길을 찍고 갔더니 주소도 없고 길도없는 허허벌판을 또 헤매게 하더니 인언민~에 기재되어있는 주소를 찍고 갔더니 이리도 온들판 쌀밭들을 돌고 돌게 하더라.... 아이고,,,, 힘들어..!!
인언민 마르티노순교자가 잠들어 있는 성지는 십자가모양으로 쭉~ 띠를 두르고 심어져 누워있는 나무들의 특이한 형상과 그 가운데 우리 인언민 할아버지 또 당당하게 그날의 믿음을 증거하며 우리를 반긴다. 처음엔...이름이.. 외국인 평신도 순교자인가? 갸우뚱했는데... 순수혈통의 이땅의 분이시다.
"할배요~~ 여그를 찾아온다고 식겁했네요.." 어리광스런 푸념과 함께 기도를 드리고 지금은 간신히 멈춰주고 있는 빗줄기를 피해 또 달려가야할 예산 성당을 향하여 부지런히 뒤돌아 나오다.... "엉? 스템프는 오데있지?" 이제 구름이 잔뜩끼어 흐려있는 하늘사이로 금방이라도 비가 내리지 않으려나? 5시가 넘어 도착한 오늘의 마지막 순례지 예산성당 역시도 오래전 성처럼 근사하다. 합덕성당, 공세리 성당과 같은 색상과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 같아 또한 친근감과 함께 정겨운데 주일의 오후 성당문은 또 굳게 잠겨 하느님 일찌감치 잠자리에라도 드셨나 보다.
사제관앞 낯선 길손들을 보고 죽어라고 짖어대는 멍멍이에게 괜시리 주먹을 들어 때리는 시늉을 해본다. "너까지 우리한테 돌아가라고 .... 성화냐?"고 주인도 없는 성전뒤편 연못가운데 하늘로 치솟는 근사한 분수의 물줄기가 서운하고 아쉬운 마음을 그래도 달래준다. 또 걸어가는 십자가의 길위로.... 드디어 비가 오락가락 .... 귀가를 재촉해대지만서도 할배가 달려가 가져온 우산을 폈다., 접었다 하며 오늘 최고의 기록 4번째 십자가의 길을 기어이 완수하고야 말았다.
"십자가의 달인이 되었네~ " 뿌듯해하면서도 내 삶의 길고 힘들었던 십자가의 길도 저 순교성인들이 지고 건너갔던 십자가의 길에 대면 절대로 죽었다 깨도 따라가지 못함을 부끄럽고 죄송해 하며 "성령이시여~ 저희 마음을 가득채우시어 저희안에 믿음의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아~! 오늘도 계획했던 순례의 길을 무사히 끝내도록 함께 해주신 우리 주님께 감사드리며 이제 작정하고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귀가를 서두른다. 네비 양~ 정신똑바로 채리고 ... "자! 가자~ 내유동 할매 집으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