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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를 서는 것이 내키지 않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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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내일, 6월 17일 나는 광장동성당과 답십리성당, 두 곳을 불이나케 쫓아다녀야만 한다. 각각 오후 4시와 7시에 있을 예정인 견진성사 미사 때에 2사람의 대부를 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23년 동안 신자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9명의 대자를 두었지만 나는 대부를 서 달라는 부탁을 가급적 거절해 왔다. 내 겉껍데기가 제법 그럴싸하게 보여서 그런지 의외로 대부를 서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는 편이다. 하지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내가 남의 대부 서기를 꺼려했던 이유는 사실 내 신앙생활이 다른이의 모범이 되기는 턱없이 부족하고,, 또한 내 성격이 직선적이어서 그랬던 터였다.
특히 본당 수녀님이나 사무실에서 나도 잘 모르는 사람을 대자로 맞아 달라 할 때는 곤혹스럽기는 하지만 나는 그 분들이 미련을 안 갖도록 단호하게 거절해 버린다. 내 대자 중에 한 사람이 바로 그렇게 해서 얻은 셈인데 그 친구가 잘 나가는 회계사인가 세무사를 하는 모양이지만 건방은 갖은대로 떨면서 냉담을 하고, 또한 가정문제까지 일으켜 나로서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대부가 죽으면 대자가 상복을 입을 정도로 엄했다는데 요새는 명절이 돼도 전화 한번 하는 녀석도 없고 고작해야 대부서는 날 식사정도 대접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처럼 생각하니(하기사 나도 그러니 남 얘기할 것도 없지만) 대부를 선들 솔직히 뭔 재미가 있어야 설 맛이 나는 것 아닌가? 그나마 신자생활이라도 잘 하면 위안이 되고 또 보람이 되지만 대자를 많이 만들어서 그중에 혹 냉담자가 생기면 그 고역을 어찌 감당하겠는가 말이다. 내일 견진성사를 받는 대자는 영세때 내가 대부를 서 주었고 그동안 성가대에도 들어 활동을 하고, 또한 청년팀에 잘 어울리니 걱정할 게 없고 또 한 사람은 착실한 교우가정의 자제이니 내가 크게 신경을 안 써도 될 것 같아 마음은 놓이지만 아들 하나가 더 는다는 것이 내겐 별로 즐겁지 않으니 이 어찐 일인가? 오늘저녁에는 나도 편찮으신 내 대부님을 다시 한번 찾아뵈어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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